우유 공장 365일 21℃ 유지
‘A2+ 우유’ 하루 13만개 생산
“공장 증설하고 A2 제품 확대”
24일 경기도 양주시 은현면에 위치한 서울우유 양주공장.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은색 탱크가 시선을 압도했다. 개별 목장에서 공장으로 운반한 원유를 잠시 보관하는 설비로 4℃ 이하를 유지하며 원유와 유지방을 잘 섞는 역할을 한다. 유지방 소화가 잘될 수 있도록 잘게 쪼개고, 원유와 분리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 탱크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원유는 약 1700톤(t)으로 이는 한국 전체 목장 하루 생산량의 약 30%에 달하는 규모다.
이 공정을 거친 원유는 서울우유의 대표 제품 '나100%우유', 'A2+우유'부터 방한 일본인들의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비요뜨' 등으로 재탄생된다. 이밖에 분유, 버터, 연유, 치즈, 발효유 등 원유로 만들 수 있는 60여 개 유제품의 토대가 된다.
함창본 서울우유 양주공장장은 "이 곳이 아시아 최대 규모 유가공 공장"이라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공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니라 품질"이라며 "호주나 뉴질랜드보다 더 뛰어난 품질, 세계 최고의 식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양주공장은 서울우유가 기존에 운영하던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한 공간이다. 부지 면적 25만5498㎡(약 7만7000평)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총 3000억 원을 투입해 7년에 걸쳐 완공됐다. 원유 이동거리와 시간을 단축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차량 공회전을 최소화하는 등 안전과 친환경을 고려해 선진 수유 방식인 '원웨이 시스템(One-Way System)'을 도입했다.
이날 공장을 둘러보며 가장 의아했던 점은 유가공 공장임에도 불구하고 눈으로는 흰 우유를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사람과 한 공간에 있긴 하나 원유는 관을 타고 밀폐된 채 이동해 사람 손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 대부분도 사람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우유팩 원재료를 투입하는 작업과 완제품을 지게차로 옮기는 과정 정도에만 직원이 관여하는 수준이었다.
뒤이어 우유를 만드는 공장에 들어가니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 365일 21℃를 유지하기 때문. 자동화된 설비라인은 부지런히 우유팩을 접고 살균한 우유를 담아냈다. 완성된 우유는 제조기한이 잘 찍혔는지, 중금속이 들었는지 등을 최종 검수한 뒤 물류창고로 향한다. 이렇게 매일 생산되는 우유는 200㎖ 기준 346만 개에 이른다.
또 다른 주요제품인 비요뜨 공장에서는 달콤한 향이 풍겼다. 노즐을 통해 부지런히 용기에 요거트를 담고 과자까지 넣어 제품을 완성했다. 요거트와 초코링 과자가 함께 동봉되는 만큼 우유 공장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일본인 관광객에 유독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비요뜨는 토핑 요거트 시장 점유율의 79%를 차지하는 서울우유 효자 품목이다. 이 곳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양은 약 18만 개에 달한다.
서울우유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4월 출시한 A2+ 우유의 경우 하루 13만 개를 생산하고 있다. A2+ 우유는 A2 형질을 가진 젖소로부터 채취한 원유로 만든 우유다. 소화가 잘 돼 유당불내증 등 우유 섭취가 어려운 소비자도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 개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우유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조혜미 서울우유 차장은 "A2+ 원유는 A2 전용 목장에서만 집유해 A1 형질이 섞이지 않는다"며 "매일 목장, 수유, 생산, 제품 등 4단계에 걸쳐 검사해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창본 공장장은 "향후 계획대로 공장을 증설하면 하루 2900톤까지 처리할 수 있는 규모가 될 것"이라며 "A2 원유는 2029년 전체 제품의 원료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