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 제국화’ 활용역량 강화 시급해

입력 2024-10-2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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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사)케이썬 이사장ㆍ미래학회 부회장

올해는 인공지능(AI) 역사에서 상징적인 해이다. AI 용어가 1956년 처음 등장한 지 70여 년 만에 AI 관련 연구자에게 노벨상이 수여되었다. 처음 수상인데, 노벨 과학상 3개 중에 2개를 받았다. 노벨 물리학상은 인공 신경망으로 머신러닝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적인 발견과 발명에 기여한 2명에게 주어졌다.

AI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온 기초적 연구 성과에 대한 인정에 이어서 노벨 화학상까지 수상했다. 단백질 설계 프로그램 및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역시 AI 과학자(개발자)들이 상을 받았다. 기초연구와 응용연구 분야에서 동시에 인정받은 것이다. 더 이상 AI를 외면할 수 없다는 과학계의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AI의 노벨상 수상을 예고한 것은 작년 네이처지다. 당시 ‘올해의 과학자’ 10명을 선정하면서 처음으로 사람이 아닌 AI를 추가로 꼽았다. AI가 과학기술계에서 획기적 도구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AI는 분석과 예측, 시뮬레이션 등의 분야에서 획기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AI가 원인 규명에서부터 신약, 신물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촉진하고 이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등장으로 인류의 삶을 풍요하게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AI 투자·개발 소수국과 기업이 독점

그런데 AI 개발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된 생성 AI로 대표되는 챗GPT 등의 정보 오류(환각, 헛소리)도 문제이지만, AI 개발을 주도하는 국가와 기업이 소수의 선진국 빅데크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AI에 대한 투자, AI 기초모델 개발에서 압도적으로 미국이 독주(전체 투자액의 60% 비중)하는 상황에서 유럽연합(8%)과 중국(7%)이 큰 격차로 2,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투자 비중은 1.5~2%로 추정되어 그나마 10위권에 포함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AI 투자와 개발 추세가 계속될 경우 AI 기초모델은 소수가 독점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

과거 역사를 보면 철도, 전기, 인터넷 등 신기술의 등장 시기에 과잉 투자가 일어나고, 이후 통폐합이 일어나면서 기본적인 인프라로 정착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물리적 인프라는 각국에 공간적 지리적으로 위치해야 되기 때문에 국가별 독점화는 일어나도 글로벌 독점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디지털이라는 가상화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도 컴퓨터 OS(운영체제)는 물론 인터넷 검색 시장은 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좌우하고 있다.

한국의 강점인 ‘빠른 활용능력’ 키워야

지금의 AI는 OS와 검색의 기능을 넘어서 운영체제와 검색, 서비스까지를 포괄하는 기능을 보인다. 모든 산업과 서비스가 독점적인 AI를 기반으로 운영되면 AI를 주도하는 제국화된 국가, 기업에 의한 다수 국가와 기업의 종속화가 심화될 수 있다. 독자적인 AI 개발로 대응하면 되지 않는가하는 반론이 쉽게 나올 수 있지만, 인공지능 개발의 특성을 보면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인공지능 개발을 위해서는 3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첫째가 컴퓨팅 파워다. 인공지능 개발은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는데, 미국이 컴퓨팅 파워의 92%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데이터와 인재도 미국과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시피 하다.

현재의 상태에서 기초모델 개발 경쟁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은 라이선스 받은 또는 오픈소스 기초모델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활용모델 개발로 나갈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나라가 고도 성장을 달성하고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빠른 활용 능력이었다.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특정 상황, 특히 제조에 맞게 최적화하고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하였다. 우수한 교육을 받은 인재의 역량이 결합되어 성공할 수 있었다. 경제 성장의 역사를 보더라고 혁신의 발명보다 혁신의 광범위한 확산이 더 큰 기여을 했다. AI 활용 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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