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AI 3대 강국?…"해법은 産學硏 연합 생태계" [AI發 준비 없는 규제 철폐]

입력 2024-10-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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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 규모, 선진국 한참 못미쳐
가뜩이나 적은 예산 쪼개기 효과 미미

정부가 ‘인공지능 주요 3개국(AI G3)’을 목표로 AI 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정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글로벌 AI 선진국에 비해 지원 규모가 적고 예산 집행도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업계 내에선 산학연이 공동으로 ‘AI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AI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4년간 민간부문 AI에 총 65조 원을 투자한다. 정부는 관련 세제 지원을 검토하고 대규모 펀드 조성 등 정책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문제는 국내 AI 투자 규모가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AI 초격차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발간한 ‘글로벌 정부·민간 분야 AI 투자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AI 투자 규모는 874억1000만 달러(121조1764억8300만 원)에 달한다. 전 세계 AI 투자의 62%를 차지한다.

특히 미국 정부의 AI 투자는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는 연방정부 각 부처 산하의 AI 연구개발(R&D) 예산과 국방 관련 연구개발 예산은 각 30.9억 달러(4조 원)와 38억 달러(5조 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작년 기준 유럽연합(EU)의 AI 투자 규모는 134억9000만 달러(18조7052억3400만 원)이다. 영국은 지난해 72억 달러(9조9763억2000만 원)를 AI에 투자했다.

가뜩이나 적은 예산을 쪼개서 주는 것도 문제다. ‘AI 바우처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올해 AI 바우처 지원 사업의 최종 선정 과제 수는 201개다. 총예산 425억 원을 2억 원씩 나눠 가지는 식이다. 한 AI 기업 관계자는 “한두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모을 필요도 있다"면서 "프랑스나 미국 (AI 투자 규모를) 보면 기시감 든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는 산학연이 합심해 유기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시장을 개척하면, 정부는 지원 정책과 관련 인프라 제공 등으로 이들을 돕는다. 이렇게 형성된 산업 생태계에 AI 인재가 유입되면 연구개발(R&D) 혁신을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AI 업계 관계자는 “국내 AI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투자가 매출로 연결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AI 시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도 AI 국가 경쟁력을 높일 방안으로 ‘연합 AI 산업 생태계’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민간만 잘하면 된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국가도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정부 지원도 파편화되고 회사도 파편화되다 보니 시너지가 안 일어난다”며 “전반적인 정책 기조를 명확하게 설정해 AI G3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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