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사진과 달라요"…캠핑족 울리면 예약플랫폼도 책임진다

입력 2024-10-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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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플랫폼 사업자 면책조항 등 불공정약관 121개 시정

▲  (공정거래위원회)
▲ (공정거래위원회)

앞으로 소비자가 캠핑장을 이용할 때 예약플랫폼에 올려진 홍보용 사진이 실제 모습과 다를 경우 플랫폼도 책임을 지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땡큐캠핑, 캠핏, 캠핑특, 야놀자, 여기어때, 숲나들e 등 주요 캠핑장·자연휴양림 예약플랫폼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플랫폼 중개 책임 및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광범위하게 면제하는 조항, 취소·환불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항 등 총 11개 유형의 121개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캠핑 수요가 급증하면서 플랫폼을 통해 캠핑을 예약하는 비중이 훨씬 높아졌지만 플랫폼 이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상당수가 플랫폼상 정보와 실제 모습이 달라 불편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5월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플랫폼에 게재된 캠핑장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다르거나(46.0%), 플랫폼에 표시된 위약금과 실제 적용되는 위약금이 다르다(28.0%)고 하는 등 응답자 74.0%가 부정확한 정보로 불편을 겪었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주요 예약플랫폼은 해당 정보의 정확성 등에 대해서는 관련 약관을 통해 책임을 회피해 왔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심사 결과 주요 캠핑장 플랫폼 약관에는 △플랫폼에 게재된 정보의 정확성·산뢰도에 대해 사업자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 △서비스 이용 도중 발생한 손해에 대해 사업자 책임을 면제하거나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조항 △분쟁 발생 시 책임지지 않는 조항 등 플랫폼 중개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사진은 대체로 입점업체가 직접 촬영하지만 플랫폼이 직접 촬영하는 경우도 있는 등 정보 제공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만큼 플랫폼 사업자가 관리 주체로서 주의 의무를 다해야 하고, 이용자 간 분쟁 발생 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그러나 주요 예약플랫폼의 관련 약관은 플랫폼이 통신판매중개자라는 이유로 귀책유무, 책임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주요 캠핑장 플랫폼은 자신의 고의나 과실이 있는 경우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약관을 시정했다. 또한 플랫폼상 캠핑장 사진·정보 등이 최근 실제 모습을 담고 위약금 분쟁 해결에 필요한 관련규정 현행화 등 최신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입점업체가 사진·위약금 규정 등을 점검할 것을 정기적으로 안내하는 등 입점업체에 대한 플랫폼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약관조항도 신설했다.

해당 플랫폼은 이번 약관 시정을 위한 공정위와의 협의 과정에서 입점 캠핑장을 대상으로 '정보 현행화 점검 안내' 조치를 사업개시 이후 처음으로 시행했고, 앞으로도 이러한 조치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손해 발생 시 플랫폼이 고의·과실 범위 내에서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불만·분쟁 발생 시 플랫폼이 중재 역할을 하거나 그 해결을 위해 신속히 조치를 실시하는 등 플랫폼이 해야 할 역할도 약관에 명확하게 규정했다.

분실물·시설 훼손 등에 대한 사업자 면책 조항도 시정했다.

캠핑장·휴양림 이용 과정에서 고객 휴대품 등이 분실되거나 시설이 훼손되기도 하는데, 귀책 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져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함에도 이들 플랫폼의 약관은 분실·훼손 등 책임을 일률적으로 이용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 공정위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플랫폼은 분실·훼손 등에 대해 사업자 책임이 있는 경우 그 책임을 부담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또한 플랫폼 사업자가 설비 보수·교체 등 서비스 이용 장애로 발생한 손해에 고의·과실이 있을 경우 책임을 지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고객의 사정과 무관하게 주차 불가 사유 등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취소·환불이 가능하도록 하고, 환불은 별도 포인트 등이 아닌 원칙적으로 결제 수단과 동일한 방법으로 하도록 약관을 시정했다.

그 밖에 계약 해지 사유를 모호하게 규정한 조항을 고객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명시했고, 고객에게 불리하게 약관이 변경되는 경우 고객이 그 내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을 두고 개별 통지하도록 시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요 예약플랫폼 약관의 사업자 면책조항을 대대적으로 시정함으로써 플랫폼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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