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싼데 대출은 빡빡…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뚝'

입력 2024-10-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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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집값이 많이 오른 가운데 강한 대출 옥죄기가 진행되면서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대출 문턱이 낮아질 때까지는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910건이다. 8월 6332건의 절반을 밑도는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1~2월 2600건 안팎에서 3~4월 4000건 이상, 5월 5000건대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7월 7700건에 육박했다. 8월에는 9000건이 넘었다.

하지만 아파트를 사고파는 사람이 줄면서 매물은 빠르게 쌓이는 모습이다. 부동산빅데이터업 아실의 자료를 보면 7월 말 기준 7만9000건대였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현재 8만6000건 이상으로 9%가량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대출 규제다.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됐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금리를 높이는 한편 대상 제한 조치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권에서 넘어온 사람이 늘면서 2금융권도 대출 조이기에 합류하는 상황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일부 자치구를 제외하면 집값이 고점의 90%까지 회복되면서 수요자들의 매수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에 대출 규제가 더해지면서 거래를 더욱 강하게 억누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셋째 주까지 31주 연속 상승했다. 10월 셋째 주 오름폭이 0.09%로 이전보다 축소되기는 했지만 강남구(0.23%)와 성동구(0.19%), 용산구(0.18%) 등은 여전히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는 신축일수록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5년 이하' 연령별 매매가격지수는 1월 94.53에서 9월 101.44로 7.3% 상승했다. 같은 기간 '5년 초과~10년 이하'와 '10년 초과~15년 이하'는 각각 5.5%, 5.7% 올랐다. '15년 초과~20년 이하', '20년 초과'는 각각 3.5% 수준이다.

평균 매매가격으로 보면 올해 1월 10억5000만 원 수준이던 서울 아파트값은 9월 11억1100만 원대로 6000만 원가량 올랐다. 평균적으로 서초구는 2억 원 이상,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1억5000만 원 안팎 비싸졌다. 용산구와 성동구도 평균 1억 원 이상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거래 위축은 올해 말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윤 연구위원은 "거래가 줄었지만 가격이 빠지는 게 아니고 공급 부족, 전세 상승 지속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아파트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오래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 강도가 약해질 수 있는 내년 초부터 거래가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신축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준신축을 중심으로 상승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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