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 버섯 포장재 상용화 결실…대량생산도

농진청, 기술 7건 특허출원…포장 소재 생산량 10배↑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소규모 연구용으로 만들어지던 버섯 친환경 소재가 3년간의 연구 끝에 대량 생산돼 소비자를 만난다.

농촌진흥청은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친환경 산업 소재 개발 이후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산업화 결실을 맺게 됐다고 30일 밝혔다.

버섯은 먹을 수 있는 자실체와 식물의 뿌리처럼 양분 흡수 기능을 하는 균사체로 나뉜다. 균사체는 실처럼 가느다란 균사(세포)가 치밀한 그물망 구조를 이루는데 강성이 우수해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도가 높다.

세계 버섯 균사체 친환경 소재 시장은 2032년 8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당 시장이 유망하다고 판단한 농진청은 2021년 원천기술 확보 연구에 돌입했다. 이후 버섯 수확 후 배지와 균사체를 이용해 스티로폼 대체 소재, 가죽 대체 소재 등 핵심 제조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7건의 특허 출원했다.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포장재는 버섯 수확 후 배지에 양분‧수분을 공급, 내외부 균사체가 치밀하게 자라게 하는 배양 기술로 만든다. 농진청이 독자 기술로 만든 포장재는 기존 스티로폼보다 강도가 4배가량 우수하다.

가죽 대체 소재는 톱밥 위에 면섬유를 놓고, 균사체가 자라게 한 뒤 균사체와 면섬유를 동시 수확해 만든다. 동물 가죽보다 탄소 배출량과 물 사용량을 90% 이상 줄일 수 있다. 농진청은 버섯 가죽 제조 핵심기술과 토종버섯 균주 3종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농진청은 스티로폼 대체 소재 상용화를 위해 새싹기업과 버섯 농가가 상생할 수 있는 민관 협업시스템 ‘가치성장’을 구축했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농진청이 균주와 기술을 농가와 산업체에 제공하면 농가와 산업체는 농가 배양시설을 이용해 소재를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가는 농산부산물의 새활용과 빈 배양시설의 활용도를 높여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고, 기업은 적은 자본으로 대량 배양시설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버섯 수확 후 배지를 활용한 친환경 포장 소재 생산 시 원료비가 36.4% 절감되고, 신선 버섯 생산 판매 외 추가 이익으로 약 8억 원을 거둬 관련 제조업체와 농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민관 협업시스템 ‘가치성장’에 참여한 ‘연천청산버섯’과 새싹기업 ‘어스폼’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균사체 기반 포장 완충 소재를 매달 2~3만 개씩 생산해 국내 향수 전문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기업이 농가의 대량 배양시설과 인력을 활용함으로써 자체 시설에서 생산할 때보다 최대 10배까지 생산량이 늘었다고 농진청은 전했다.

김 원장은 "이번 시스템 구축은 기관, 농가, 업체 등에서 산발적으로 추진해 온 기술 개발을 통합해 협업 기반을 마련하고 산업현장과 버섯 농가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균사체 기반 소재 산업화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