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정부가 벌린 예대금리차…한 달 만에 0.73%p↑

입력 2024-10-31 17:26 수정 2024-10-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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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두 달 연속 확대됐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일제히 올리면서다.

3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대출)을 뺀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가계예대금리차는 0.73%포인트(p)로 전월(0.57%p) 대비 0.16%p 확대됐다. 올해 4월(0.764%p) 이후 7월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다 8월부터 확대 전환했다.

이는 대출금리가 예금을 포함한 수신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은행들은 8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줄줄이 올렸다. 5대 은행의 평균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달 4.128%로 전월 3.938%보다 0.19%p 올랐지만 저축성수신금리는 3.368%에서 3.394%로 0.026%p 상승에 그쳤다.

5대 은행 중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농협은행(1.05%p)이다. △국민은행(0.98%p) △하나은행(0.68%p), 신한은행(0.53%p), 우리은행(0.43%p) 순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 0.29%p(0.24%p→0.53%p) 늘며 가장 큰 확대 폭을 보였다. 뒤이어 KB국민은행이 0.27%p(0.71%p→0.98%p), 우리은행 0.2%p(0.23%p→0.43%p), 하나은행 0.1%p (0.58%p→0.68) 순으로 확대 폭이 컸다. 반면 농협은행은 0.04%p(1.09%p→1.05%p) 축소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인하 및 한국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속에 상대적으로 조달 비용이 낮은 금융채 발행이 확대됐다"면서 "가계여신 리스크 관리를 위한 금리 상승 조치로 일시적인 예대금리차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외국계 은행을 포함해 이날 공시에 참여한 19개 은행 가운데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가 가장 큰 곳은 전북은행(5%p)이었고, 광주은행(2.6%p)이 뒤를 이었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가계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값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될수록 은행의 이자수익도 커진다. 그러나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때문에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30일 '출입기자단 월례 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의 긴축 기조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는 은행의 항변에 대해 "기존 대출 금리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내려갔지만, 신규 대출은 가계부채 관리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려간 만큼 반영되지 못했다"며 "한은이 앞으로도 기준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만큼 점차 신규 금리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잔액 기준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는 5대 은행 중 국민은행이 2.28%p로 가장 컸다. 이어 △농협은행(2.20%p) △신한은행(2.04%p) △우리은행(1.99%p) △하나은행(1.94%p) 순이다.

공시 대상 19개 은행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4.61%p로 가장 컸으며 KDB산업은행이 0.53%p로 가장 작았다.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예대금리차는 은행들이 7~8월 대출금리를 여러 번 올린 것이 반영되다 보니 확대 폭이 큰 것"이라면서도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출 금리를 떨어뜨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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