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트럼프 기습 ‘승리’ 선언
대선 불복→의회 폭동으로 확산
이번 대선도 유사한 흐름 이어져
관련법 개정하고 의회 비준 추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통령선거 개표 진행 과정에서 기습적으로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020년 대선에서 그의 기습 승리 선언은 ‘대선 불복’으로 이어졌다. 이는 곧 ‘의회 폭동’으로 확산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F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도 4년 전과 유사한 ‘기습 승리 발표’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선 당선자 윤곽은 이르면 선거 이튿날, 늦으면 사흘 뒤 윤곽이 드러난다. 그러나 AFP는 “2020년 대선 때 조 바이든 당선인은 ‘승리 선언’까지 나흘이 걸렸다”며 “사전 투표율이 높았던 올해도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4년 전이었던 2020년 11월 4일 새벽,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승리를 선언했다. 미국 전역에서 여전히 개표가 진행 중이어서 당선자 윤곽조차 나오지 않았던 때였다. 트럼프가 기습적으로 “대선 승리”를 선언하자 극우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정작 결과는 바이든의 승리로 끝났다.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은 이때부터 결과에 불복했다. 결국 이듬해 1월 바이든의 대통령 비준을 준비하던 의회에서 열성 지지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사태로 번졌다. 2021년 1월 6일 일어났던 의회의사당 점거 폭동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같은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은 일찌감치 나왔다. 그는 각종 유세에서 이미 자신의 압도적 승리를 공언하는 한편, 패배할 경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의지를 지속해서 내비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개표 완료 전에 이 사람(트럼프)이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선거관리 당국도 4년 전과는 달리 방탄조끼와 드론, 저격수까지 동원해 투ㆍ개표 모든 과정에 걸쳐 보안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의회는 ‘선거개표 개혁법’을 마련해 비준을 저지할 수 없도록 대비 중이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기 승리선언으로 또다시 대선 직후 미국 사회가 대대적 혼란에 빠져들 위험은 여전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