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자 ‘배당주 펀드’ 존재감↑…올해만 3조 뭉칫돈

입력 2024-11-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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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펀드 연초 이후 3兆 유입
수익률도 양호…연초 이후 9% ‘쑥’
기업 밸류업 기대감에 배당주 상품 선호도↑
대내외적 변동성 커지자 안정적인 배당주 선호 커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찬바람 불면 배당주를 사라’는 증시 격언처럼 배당주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당주 펀드 설정액은 이날 기준 12조24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3조 원 넘게 유입된 수준이다. 올해 초만 해도 배당주 펀드 설정액은 9조 원대에 불과했었다.

연초 이후 배당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9.01%다. 1년, 3년, 5년으로 확장하면 수익률은 각각 16.84%, 8.03%, 37.24%다. 5년간 코스피 지수가 약 9%가량 오른 걸 고려하면, 배당주 펀드가 장기적으론 훨씬 더 크게 오른 셈이다.

펀드별로 보면 미국 증시 상승세에 힘입어 해외 혼합형이나 해외 대체, 해외 주식형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많이 차지했다. 특히 ‘마이다스 글로벌 블루칩 배당 인컴 혼합자산펀드’가 연초 이후 73.18% 올라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인컴 자산(미국 배당주·우선주·배당 및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과 글로벌 리츠(REITs)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기간을 1년으로 확장하면 해외 주식형 펀드인 ‘이스트스프링아시아퍼시픽 고배당 증권펀드’가 269.47% 상승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일본 제외)의 고배당주에 투자한다.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몰린 데는 연말이 다가오며 배당을 노린 투자자들이 유입된 영향이 크다. 대내외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기업의 배당 성향이 개선돼 배당주 투자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특히 금리 인하기가 도래해 자금조달이 수월해진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기 수월하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정책 및 기업들의 주주환원율 증가에 따라 개인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대비 고배당 투자 늘리는 중”이라며 “내년은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시장대비 고배당주에 대한 개인 순매수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하나증권은 밸류업 정책 이후 배당정책 발표가 빈번해지면서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20%를 웃돌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외 미국 대선 등 대내외적인 증시 변동성 요인이 많아지자, 안정적인 배당주 수요가 늘어난 점도 배당주 펀드 자금 유입에 불을 지폈다. 배당주를 직접 발굴해 투자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배당주 펀드를 선호하게 된 셈이다.

이 같은 요인을 기반으로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도 미국 고배당주 ETF 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슈드’로 불리는 미국 고배당주 ETF ‘SCHWAB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티커명 SCHD)가 최근 한 달간 두 번째로 순매수세가 높은 종목에 올라서다. 이 기간 서학개미는 총 1억2195만 달러(약 1672억 원) 순매수했다. 이에 신한자산운용도 최근 SCHD를 모방한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TR ETF’를 국내에 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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