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8%P·코스닥 3.4%P 상승
"장투 자금 유입…코스닥 성과 주목"
외국인·서학개미 '리턴' 기대감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제자리걸음 중인 국내 증시의 활력이 다시 살아날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최근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거래대금이 급감한 가운데, 금투세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주식시장도 꿈틀대는 분위기다.
4일 금융투자업계 및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애초 민주당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금투세를 계획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등 주식시장의 어려움이 지속되자 입장을 선회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모든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수익이 5000만 원이 넘으면 양도차익에 대해 20%를, 수익이 3억 원이 넘으면 25% 세율이 적용되는 게 골자다. 다만 과세 부담으로 투자자들이 증시를 이탈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우려 사항으로 꾸준히 지적됐다.
금투세 폐지로 결론이 나자 박스권에 머물던 증시에서도 투자심리가 꿈틀대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83% 오른 2588.9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754.08로 3.43% 상승했다.
금투세 관련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박스피’에 지쳐 떠난 투자자들이 돌아올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50조5866억 원으로 월 초(56조 3313억 원) 대비 6조 원 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30일에는 49조 원대로 떨어지면서 연초 수준으로 회귀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금투세 시행 불확실성, 강달러 등 요인으로 개인 투자자는 해외 증시로 떠나고 외국인 투자자도 이탈하며 거래대금이 줄었다고 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은 중장기 관점의 국내주식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금투세 폐지 결론으로 장기투자 관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수급이 개선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더 큰 코스닥 시장에서 수급 이탈 우려가 컸는데, 이런 우려가 없어진 만큼 코스닥 시장의 성과가 코스피 대비 개선될 가능성도 염두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날 상장한 밸류업(가치제고) 상장지수펀드(ETF)도 국내 증시로 자금 유입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TF 12개 종목과 ETN(상장지수증권) 1개 종목이 데뷔했다. 밸류업 ETF는 주주환원 등 기업가치 제고에 힘쓴 100개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기업과 증시의 중장기 성장을 이끌도록 설계됐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 펀드와 ETF 출시를 통해 우리 주식시장의 밸류업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