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 컨트롤타워 재확인' 강한 리더십 통했다[김병환號 100일]

입력 2024-11-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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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1-04 18:1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취임 100일…티메프 사태·가계부채 위기 직면
원칙 강조하며 안정적 해결 주도…금감원과 정책대출 엇박자 수습
전문가들 "위기 컨트롤 뛰어나"…업계선 내년 혁신 드라이브 전망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7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취임 첫 날을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시작한 김 위원장은 100일 간 수많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그 때마다 그는 빠르게 답을 찾았고, 안정적으로 상황을 컨트롤했다. 특히 취임과 함께 떠안게 된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원칙’을 강조하며 문제 해결을 주도했다.

금융업계와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 위원장을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합격권’ 안에 들었다고 평가한다. 한 전문가는 “생각보다 더 강한 인물”이라며 “정통 관료 출신 답지 않게 위기 콘트롤 능력이 뛰어나고 해결 과정이 신속하다”고 말했다.

4일 본지가 김 위원장이 금융위원장 내정자로 첫 공식석상에 나섰을 때부터 취임 이후 인사말씀, 모두발언, 간담회, 백브리핑 등을 통해 내놓은 총 20차례의 공식 발언을 분석한 결과 ‘대출’을 총 126차례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관리(85번)’, ‘부채(75번)’, ‘가계(65번)’, ‘규제(46번)’ 등도 다수 입에 올렸다.

그가 취임 전부터 강조해 온△가계대출 관리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착륙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 △제2금융권 건전성 등 주요 4대 리스크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면서 나온 발언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계부채 해결은 김 위원장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이다. 취임 후 금융지주 회장을 가장 먼저 만나던 관례를 깨뜨리고 19개 은행장과 먼저 회동해 가계대출 관리를 당부했다.

금융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두고 금융감독원과 빚어왔던 미묘한 갈등도 확실히 정리했다. ‘정책’은 금융위, ‘감독’은 금감원이라는 확실한 역할 분담은 물론, 상위기관인 금융위의 위상도 제고했다. 이를 위해 백브리핑을 자처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위기 관리 능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취임 직후 터진 티메프 대규모 정산지연 사태다. 피해규모만 무려 1조300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고에 그는 취임식까지 생략하고 사태해결에 나섰다. 금융위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등 범부처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졌고 금융위는 티메프 입점업체에 대한 금융지원과 관리·감독 체계 개편의 임무를 맡게 됐다. 당시 김 위원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수차례 내부 논의를 진두지휘한 것은 물론 기재부 등과 부처간 조율이 필요한 경우 직접 나서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행보에 전문가와 금융권에서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계부채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는 것이 수치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금리가 여전히 높아 빚 부담이 커진 상황이 소비·투자 위축으로 연결되진 않을지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금융당국의 목소리를 일원화한 것을 높다고 봤다. 은행권 관계자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내는 스타일이라 금감원장과 밸런스를 잘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취임 초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부동산 PF 연착륙은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며, PF와 가계대출 부실 등 복잡하게 얽힌 2금융권은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고금리와 고물가 장기화로 서민·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금융 지원도 시급하다.

‘김병환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시장에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김 위원장이 어떤 어젠다를 갖고 정책을 만들고 운용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정책방향을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김 위원장이 내년 ‘금융 혁신’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동안 금융권, 특히 은행을 향해 수차례 혁신을 강조했던 그다. 지난 100일간 은행을 96번 언급하면서, 혁신(41번)도 수시로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에는 연 이틀간 “은행 이자이익에 대한 비판은 궁극적으로 은행의 혁신이 충분한가에 대한 질문이 있다”, “삼성전자가 이익이 엄청 났다고 하면 다들 칭찬하지만, 은행은 뭐라고 그런다. 그 차이는 ‘혁신’이다“ 등의 발언을 내놓았다.

실제 김 위원장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또한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절차를 연내 추진해 금융권의 경쟁 촉진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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