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운명의 날’…시장 초긴장 상태

입력 2024-11-0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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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 한 달새 30% 이상 폭등
JP모건·골드만 등 월가 은행 철야근무·대기조 편성
기업들도 긴장…“경제활동 둔화 또는 중단 우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약 10개월간 이어진 미국 대통령선거 레이스의 대장정이 5일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워낙 초박빙 접전인 만큼 여전히 누가 승자가 될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선을 바라보는 시장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라고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한 달 새 30% 넘게 올랐다. 최근 4거래일 동안에는 심리적 지지선인 20을 웃돌았다. 동시에 뉴욕증시 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두 지수가 모두 동시에 높았던 것은 20201년 3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발생 이후 처음이다.

월가는 리스크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는 월가 은행과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철야 근무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월가 대표 은행 중 한 곳인 JP모건체이스는 유럽과 아시아 지사의 야간 업무 인력을 늘려 심야 거래 증가와 변동성에 대비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뉴욕지사 영업과 트레이딩 파트의 수백 명 직원 철야 근무를 지시하고 비상시 재택근무에 투입될 대기조도 짜뒀다.

월가에서 30년 이상 채권 트레이더로 활동한 글렌 카펠로 미슬러파이낸셜그룹 이사는 “선거 당일 저녁에 그런 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회사에서) 자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밤사이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들은 대선 직후 폭력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폭력 시위가 실제로 벌어지면 이는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정치와 경제 근간인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커지게 되면 포지션 청산 등의 움직임이 급증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간 시장에서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를 점치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주식 종목과 가상자산(가상화폐), 미국 달러화 가치와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대선의 경우 우편투표를 포함한 사전투표자가 많아 최종 승리 선언이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싱가포르 블루엣지어드바이저스의 캘빈 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1월 5일은 지뢰밭에서 눈 가리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날이 될 것”이라면서 “선거가 너무 치열해 결과에 따라 경로가 달라지기 때문에 거래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기업들도 대선을 앞두고 불안감을 표출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반 사이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116곳이 실적 발표에서 ‘선거’를 언급했다. 이 중 38개사는 “최소한 부분적으로 선거로 인해 경제, 사업 또는 고객 활동이 둔화하거나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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