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서울 그린벨트 해제…5만 가구 공급, 물량은 ‘충분’·공급 시간표는 ‘물음표’[1105 공급대책]

입력 2024-11-05 15:38 수정 2024-11-0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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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내 대규모 공급을 예고했다. 서울 서초구 일대에 2만 가구를 포함해 서울 인접 10㎞ 이내 교통 요지에 총 5만 가구를 짓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신규 택지 내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지구 지정 전 보상’ 등 새 정책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경기도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수도권 신규 택지 4곳 후보지를 발표했다. 가장 눈여겨볼 곳은 서울 집값에 직접 영향을 주는 강남권에 2만 가구가 풀린다는 점이다. ‘서울 서리풀’ 신규 택지는 서초구 원지동과 신원동, 염곡동, 내곡동, 우면동 일대 221만㎡에 조성된다.

이곳은 서울시청 기준으로 약 15㎞, 강남역과 약 5㎞ 떨어진 곳에 있다. 기존에 조성된 서울 내곡지구와 맞닿아 있고, 운영 중인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도 가까워 이미 검증된 입지라는 강점도 갖췄다. 정부는 이곳에 신분당선 추가역 신설과 기존역 진출입구 추가 등을 통해 지하철 접근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서리풀 지역 선정 이유에 대해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고 기존 대중교통 시스템이 구축돼 추가 재원 소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고자 했다”며 “더 편한 대중교통 시스템과 주거지를 미래 세대에 제공한다는 의지를 시장에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기도 인근 3개 신규 택지도 모두 교통 요지에 들어서 서울 주택 수요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고양 대곡역세권’ 지구는 덕양구 내곡동과 대장동 일대 199만㎡에 9400가구를 짓는다. 서울 경계와 약 8㎞ 위치로 대곡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 등 5개 철도가 지나는 교통 요지라는 장점을 갖췄다.

‘의왕 오전왕곡’ 지구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과 왕곡동 주변 187만㎡ 부지에 1만40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의왕IC 인근 지역으로 서울 남측 경계와 10㎞ 거리다. 2029년 개통 예정인 ‘동탄~인덕원선’ 의왕시청역과 700m 거리에 들어서며 앞으로 GTX C노선역 추가 연결을 추진한다. 이 밖에 ‘의정부 용현’ 지구는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과 용현동 일대 81만㎡ 부지에 7000가구가 들어선다.

다만 정부가 내놓은 ‘2031년 입주’ 계획은 최근 건설 경기 부진과 평균 8~10년가량 걸리는 택지공급 기간을 고려하면 빠듯하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이번 신규 택지 공급 시간표로 2026년 상반기 지구 지정 후 2029년 분양, 2031년 입주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당장 3기 신도시만 하더라도 2029년 입주 계획을 발표했지만, 곳곳에서 토지 보상 등 실무 문제로 입주 예정 시기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백브리핑에서 “통상적인 신규택지 개발 절차가 아닌 새 방법으로 시기를 단축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지 보상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 한 번도 활용하지 않았던 몇 가지 방법을 새로 시도할 것”이라며 “지구 지정 전에 선제적으로 보상 작업을 시행하고, 지구단위계획 수립도 조기화할 것”이라고 했다.

토지 보상 규모에 대해선 “지금은 말하기 어렵고, 추후 진행 과정에서 설명할 것”이라며 “(후보지 대부분이) 농지와 창고로 구성돼 있고 일부는 비닐하우스다. 다른 지구에 비해 보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당장 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신규 택지지구 공급은 실제 입주까지 최소 7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주택가격 안정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미래 대비 차원에서 차근차근 준비해야 필요한 시점에 주택이 공급될 수 있고 동시에 현재 상황도 대비할 수 있다”며 “양질의 주택이 공급된다는 믿음을 정부와 지자체가 시장에 줄 수 있으며 무리한 주택 구매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해 공급 계획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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