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같은 상황"…'트럼프 관세'에 韓경제 타격 불가피

입력 2024-11-06 16:45 수정 2024-11-0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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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의 팜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6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의 팜 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0~20% 보편관세…韓총수출 448억달러↓ 전망도
대중국 견제로 한국 중간재 中수출도 부정 영향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자국중심주의' 기치를 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든 수입품 10~20% 보편관세, 대중(對中) 고관세 등 관세 정책은 한국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앞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의 경우 평균 약 6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보편관세는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인 한국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달 31일 '2024 미국 대선: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미국의 한국 보편관세 20% 부과를 전제로 한국 총수출이 최대 448억 달러 감소(대미 수출 304억 달러 감소)하고, 대체수요 대응 등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67%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IEP는 미국의 제3국 관세 부과로 해당 국가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서 한국산 중간재 수입도 최대 116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중국과의 교역은 물론 금융투자·연구개발 등 전반적인 교류를 줄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공약한 만큼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 악화도 예정된 수순이다.

중국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반도체·태양광 셀·배터리 등 일부 품목은 미국의 고강도 대중국 견제로 한국 대미 수출이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장 우리나라도 미국의 보편관세 부담이 큰 데다 고율 관세로 중국 완제품의 미국 수출이 크게 줄어들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내 기업도 악영향을 받게 된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FTA 체결국이기에 보편관세에서 배제돼야 하는데 트럼프 당선으로 20% 관세를 맞게 되면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하락은 당연하다"며 "한국은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시장을 잃을 수 있고 10배 올린다는 방위비 부담도 크다. 재앙같은 상황"이라며 "그 관점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했다"고 말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정부와 정책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며 "트럼프 당선으로 통상 환경이 악화하면서 우리 경제, 특히 수출 쪽에 많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수출뿐 아니라 주식시장과 환율도 당분간 비상등이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의 대미·대중 무역수지 흑자 악화 가능성이 크고 방위비 부담도 늘어나 안보 문제도 대두될 것"이라며 "그런 불확실성이 외국인의 한국 시장 투자와 환율 등에 반영돼 부정적인 방향으로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국 경제 파급 효과와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이러한 내용의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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