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 개성 강한 연극 주목
"작품보다는 '배우'에 따라 관람 수요 달라져"
콘서트와 뮤지컬을 필두로 다양한 소재의 연극들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공연시장 티켓판매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공연시장 티켓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티켓판매액은 약 379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4억 원(15.7%) 증가했다. 공연 건수는 5590건, 공연 회차는 3만2095회, 티켓예매수는 약 571만 매를 기록했다.
3분기 티켓판매액을 견인한 분야는 대중음악 2127억 원, 뮤지컬 1179억 원으로 연극, 클래식, 국악 등 다른 장르들을 압도했다. 비율로 따지면, 대중음악이 56.1%, 뮤지컬이 31.1%를 차지했다. 티켓예매수 역시 대중음악이 30.6%, 뮤지컬이 34.8%를 차지하며 각각 1·2위를 기록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차지하는 공연 건수 비중은 61.7%(2546건)로 대다수의 공연이 수도권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공연이 이뤄지는 지역은 부산과 대구로 각각 340건, 307건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시카고', '프랑켄슈타인', '아이유 콘서트', '싸이 콘서트', '영웅', '킹키부츠' 등이 큰 사랑을 받으며 티켓판매액 상위 20개 공연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싸이의 '흠뻑쇼'나 '워터밤 페스티벌' 등 여름 시즌 대형 야외 공연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문화로 정착된 흐름을 보였다.
한 공연 관계자는 "대중음악 시장이 계속 고공 상승을 이루고 있다"라며 "영화 한 편을 관람하는 것이 젊은 세대에게 자랑거리가 아니지만, 아이유 콘서트나 인기 페스티벌을 관람하는 것은 전시용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짙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에는 청소년들의 콘서트 관람을 부모들이 크게 선호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부모들이 자녀들과 함께 콘서트를 방문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 같은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조용필의 전국투어가 개최되고, 이문세와 나훈아 등의 콘서트 역시 예정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찰리푸스, 두아리파, 후지이 카제 등 대형 스타들의 내한 공연도 예정돼 있다.
콘서트와 뮤지컬을 제외하면, '맥베스', '엔젤스 인 아메리카' 등이 개성 넘치는 연극들이 상위를 차지했다. 해당 연극들에는 손호준, 유승호, 황정민 등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동성애자를 통해 1980년대 미국의 불안과 우울 그리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동성애자로 변신한 손호준과 유승호의 섬세한 연기가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센터 관계자는 "배우의 높은 인지도가 높은 관람 수요를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작품 그 자체가 주목받기보다는 작품에 어떤 배우가 등장하는지가 관객들의 관람 요인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반기에는 조승우 출연의 '햄릿', 이동휘 출연의 '타인의 삶', 김상경 출연의 '대학살의 신' 등 다채로운 연극들이 예정돼 있다. 뮤지컬의 경우 '알라딘', '시라노', '위키드' 등이 관객들을 찾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