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선거에서 압승하며 국내 주식시장도 ‘트럼프 트레이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극명한 대척점을 형성한 환경 관련 정책이 재차 부각하며 국내 관련주 희비가 엇갈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보다 21.76% 오른 3만3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오션과 함께 HD현대중공업(15.13%), 삼성중공업(9.17%), HD한국조선해양(6.03%), HD현대미포(5.09%) 등 주요 조선주도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조선주는 대표적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고 석유, 가스 등 전통 에너지 산업을 키우겠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발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량이 늘 것이라고 증권가는 전망한다.
이에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 증가 가능성이 커지며 국내 조선업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며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LNG·액화석유가스(LPG)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 잔고를 늘려온 국내 조선업의 경우 석유·가스 발전을 옹호하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소폭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차전지 종목은 트럼프 당선인 승리를 악재로 인식했다. 대장주 에너지솔루션은 1.15% 떨어졌고 SK이노베이션(-4.51%), 삼성SDI(-3.52%) 등도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엔켐(-9.28%), 에코프로비엠(-2.45%), 에코프로(-1.87%) 등이 일제히 내렸다.
이차전지주가 친환경 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카멀라 후보 수혜주로 꼽힌 만큼 그의 낙선 소식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에 감세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기를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상을 뛰어넘는 투표차로 승기를 잡으며 그가 공약을 실행할 여건도 순조롭게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가져가는 ‘레드 스윕(Red Sweep)’이 유력해지고 있어서다.
미국 시장은 이미 상·하원이 뒷받침된 트럼프 시대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철강 지수는 13.68% 급등했고 골드만삭스(13.1%), 모건스탠리(11.68%) 등 은행주도 상승세를 탔다. 반면 신재생에너지 업종인 퍼스트솔라(-10.13%), 넥스테라에너지(-5.25%) 등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한 트럼프 당선인이 법인세 인하, 확장적 재정 정책, 금융 제도 완화 등 공약을 무리없이 이해할 것이란 믿음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며 “수혜 업종 및 산업은 이미 확인됐고 이제부터 그의 실천 의지가 어디에 집중될지를 통해 수혜 강도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