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 각자도생 길 걷나…유럽, 돌아온 트럼프에 ‘독자 강화론’ 부상

입력 2024-11-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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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력ㆍ국방 투자강화 목소리 커져
“지정학적 아웃소싱 시대 끝났다”
EU, 국방 담당 집행위원직 신설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로이터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프랑크푸르트(독일)/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유럽 주요국가는 독자적인 안보 체제 강화에 나섰다.

8일 일본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유럽에서 트럼프 당선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안보 측면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로이터통신 등을 통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전략적 자립’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EU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도 “유럽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렸다”며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새 정부와의 협력을 언급하면서도 “(유럽이) 국방력과 국방 투자를 강화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2일 X(옛 트위터)에서 “지정학적 아웃소싱의 시대는 끝났다”며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EU는 연내 출범을 목표로 하는 새 집행위원회에서 처음으로 국방 담당 집행위원직을 신설한다.

폰 데어라이언 집행위원장은 EU가 힘을 합쳐 역내 방위산업을 진흥하고 방위동맹을 형성할 것을 구상 중이다. 사울리 니니스퇴 전 핀란드 대통령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해당하는 EU 차원의 정보기관 설립도 제안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임 당시 미국이 주도해온 서방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면서 탈퇴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심지어는 ‘나토 무용론’, ‘나토 무임승차론’까지 제기하면서 이들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한국에 대해서도 재임 당시 과도한 방위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동맹을 위협했다. 이번 대선 유세 과정에서 더욱 강력한 미국 중심 정책을 예고한 만큼 동맹국들을 향한 방위비 증액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점쳐진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당선인의 재선에 따라 유럽 동맹국들의 연대 유지, 자국 군대 구축, 경제적 이익 수호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며 “안보의 경우에는 나토 탈퇴 위협의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의 등장은 유럽이 더는 기댈 수 없게 된 미국에 맞서 자신을 강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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