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원ㆍ달러 환율은 골드만삭스에 이어 인텔까지 예상치보다 뛰어난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2분기 어닝시즌 불안 우려로부터 벗어남에 따라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인텔을 비롯한 미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이 예상보다 호전된 실적을 공개하고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서울 외환시장내 안전통화 선호 현상을 재차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증시 또한 실적 모멘텀에 힘입어 점차 활기를 띠는 모습을 연출중이고 지난밤 뉴욕증시도 예상을 넘어선 인텔의 실적 발표와 경기지표 호전에 3% 이상 급등세를 기록하면서 원ㆍ달러 환율의 사흘째 하락을 예고하는 상황이다.
원ㆍ달러 환율 흐름도 미국의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호조로 주초반 단기 급등분을 대부분 반납하면서 어닝시즌 불안감으로 촉발됐던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고조되기 이전 상황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의 이러한 동반 상승으로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달러화에 대한 투자 심리는 점차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며 지난밤 뉴욕발 훈풍에 기댄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 이틀간 36원 이상 급락하는 과정에서 급격히 낮아진 레벨 부담과 급격히 낮아진 달러화에 대한 저가 매수 심리가 고개를 들 수 있는 만큼 낙폭은 제한적이라고 관측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재차 강화할 만한 특별한 재료가 부각되지 않는 이상 환율 방향이 위로 향할 가능성은 낮지만 통상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주 후반 우위를 점하는 수급 여건도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저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시장 참가자들이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되, 1260원선 전후로 레인지 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전날(15일 현지시간)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이 골드만삭스의 '어닝 서프라이즈'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일제히 급등했다.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 역시 이러한 뉴욕증시 급등 영향으로 1270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 127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ㆍ달러 1개월물 NDF 가격은 1271.00~1276.00원 거래됐고 1270.00/1273.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원ㆍ달러 1개월물 스왑포인트 -0.50원을 감안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대비 약 6.50원 하락한 1272.00원 수준이다.
조희봉 하나은행 차장은 "글로벌 기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우려가 기대로 점차 바뀌는 상황 속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위축된 투자심리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차장은 "전날 역외가 꾸준히 달러를 매도한 데 반해 결제 수요는 제한돼 종가 무렵까지 낙폭을 확대한 점은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살아났다는 점에서 자신감도 일정 수준 회복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덕재 우리은행 부장은 "인텔 효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금일 원ㆍ달러 환율은 증시에 따라 등락하되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하락 압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권 부장은 "환율이 1260원대로 근접할수록 결제 물량의 대기가 예상되는 만큼 쉽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전날 자취를 감췄던 결제 수요가 주 후반을 맞아 활발히 유입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