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이스라엘‧하마스 중재 중단...“협상 의지 없어”

입력 2024-11-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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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부 “영구 중단은 아냐...진정성 보이면 재개”
“협상 미루면서 전쟁 지속 구실로 활용...용납 못해”
하마스 정치국 사무소 폐쇄에는 입장 밝히지 않아

▲10월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외무부 담당자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협상단을 기다리고 있다. 도하(카타르)/AP연합뉴스
▲10월 2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외무부 담당자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등 협상단을 기다리고 있다. 도하(카타르)/A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등 중재자로 역할을 해오던 카타르가 9일(현지시간) 밤 “중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자국에 하마스 정치국 사무소를 두고, 이집트와 함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양측이 휴전‧인질 석방 협상에 대한 “건절적인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카타르 외무부는 마제다 알 안사리 대변인 성명을 통해 “카타르는 10일 전 가장 최근의 협상 시도 당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이날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이 전쟁 종식과 인질‧포로의 석방 등을 위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야만 다시 중재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는 양측의 협상이 ‘정치, 선전’으로 전락했다는 입장이다. 알 안사리 대변인은 “첫 번째 여성과 아동 석방 협상이 결렬된 이후의 행태에서 이미 확인됐던 것”이라며 “중재에 따른 합의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미루면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쟁을 지속하기 위한 구실로 삼았다. 카타르는 중재가 정치적 수단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인질 석방 협상은 최근 수 개월간 교착 상태였다. 특히 양측은 최근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군을 놓고 부딪혀왔다. 하마스 지도부는 7월 하마스 수장 이스마엘 하니예에 이어 10월 후임 야히야 신와르의 잇따른 폭사에 사실상 궤멸됐고, 이후 중재국들의 휴전 합의 등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으나 진전이 없었다.

10월 중순 진행된 협상에서는 하마스가 단기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 이어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역에서의 이스라엘 철군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이 해당 조건은 받아들일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잔존 세력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소탕을 이유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협상안 거부를 이유로 카타르에 하마스 추방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진 가운데 카타르 한 외교 소식통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 있는 하마스 정치국 사무소 폐쇄를 시사했다. 이 소식통은 CNN방송에 “양측이 평화나 인질‧민간인 구조가 아니라 정치와 선전에만 몰두해 협상 의지가 없다”며 “(사무소가) 더 이상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성명에서 사무소 관련 보도 전체에 대해 “부정확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하마스 추방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미국이 하마스 철수를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압박용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인 카타르는 2012년부터 미국의 지원으로 하마스 사무소를 두고, 휴전 중재를 위해 노력해왔다.

한편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이날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44명, 레바논에서 31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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