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 대화에도 관심을 표명
푸틴 “대화할 준비 됐다” 화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7일(현지시간) 통화를 나눴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가 6일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처음으로 푸틴과 통화한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진행된 푸틴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유럽에 대규모 군사력을 주둔시키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둘은 또 유럽 대륙의 평화라는 목표에 대해 얘기했고, 트럼프는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한 후속 대화에 관심을 표명했다.
앞서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당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임 후 24시간 내 즉각 종식시킬 것이라고 장담했다. 단 세부 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비공개적으로 러시아가 점령한 일부 영토를 유지하는 협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통화에서도 영토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트럼프의 승리에 처음에는 차가운 반응을 나타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6일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우리 국가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적대적인 국가의 차기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 계획이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푸틴은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축하하며 펜실베이니아에서의 피격 사건에 대한 그의 남자다운 대응을 칭찬했다. 또 트럼프와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10일 러시아 국영 로시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하에서 관계 개선의 긍정적 조짐이 있다”라고 발표했다. 그는 또 “트럼프는 대선 캠페인 기간 모든 것을 거래로 보고, 모든 사람을 평화로 이끄는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적어도 그는 평화에 대해 말하고 대립과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려는 목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주요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의 관리들은 푸틴의 전화에 대해 미리 통보를 받았고, 둘의 대화가 이뤄지는데 반대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교적 해결책에 대해 푸틴과 협상하리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소식통을 알렸다.
한편 트럼프가 당선을 확정한 후 이뤄진 세계 지도자들과의 첫 통화는 국무부와 미국 정부 통역 지원을 받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인수위는 아직 대통령 정권 교체를 위한 표준 절차인 연방총무청(GSA)과의 협정을 체결하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와 그의 보좌진이 1기 때 외국 정상과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직업 관료를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에 외국 정상들은 트럼프에 직접 전화를 걸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