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에 내수가 일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건설투자가 부진하고 수출이 둔화하며 전체 경제 성장률은 하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024년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2.5%로 0.4%포인트(p) 상향 조정했던 금융연구원은 다시 2.2%로 하향 조정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1.3%, 내년에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6분기 동안 민간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미만 대의 다소 부진한 성장 흐름을 지속했다. 내년 민간소비는 금리 인하와 인플레이션의 점진적인 하락에 따라 소비 여건이 개선되며 연중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최근까지도 가계의 실질 소비 여력은 충분히 확충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 회복 속도는 내년 상반기까지 다소 완만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올해 -2.3%, 내년에는 -2.7%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2022년 중 급격한 금리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주택시장 조정 등의 요인으로 수주, 허가, 착공 등 건설투자의 주요 선행지표가 2022년 중반부터 최근까지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사의 진행 속도 등은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예정된 건설 규모 자체가 감소하면서 건설투자는 내년에도 부진할 전망이다.
이외 GDP 항목별 증가율은 △설비투자 1.1%→3.8% △총수출 7.2%→2.3% △총수입 2.8%→3.4%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설비투자는 생산원가 안정 및 자금조달 비용 하락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총수출 증가율은 세계 교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2.3%로 둔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고용률은 올해 62.8%에서 내년에는 62.9%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7만 명에서 11만 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 평균 실업률은 2.8%로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차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미국 우선주의 정책 추진 가능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기후대응 정책이나 러-우크라이나 및 중동지역 분쟁에 대한 대응방식에 변화가 있을 경우 원자재가격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의 상황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과 금융정책의 조화로운 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은 대외여건을 봐가며 성장과 물가 등 실물경제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운용하되 가계부채 증가 등의 금융 불균형 문제는 금융정책으로 대응하는 정책조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재정정책은 건전 재정 기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취약계층 지원, 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정책 등 필수적인 부분에 대한 정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