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요타도 공장 세우는 ‘인도’…14억 인구 신흥시장 ‘공략’ [모빌리티]

입력 2024-11-12 11:01 수정 2024-11-1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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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자동차 판매량 해마다 성장세
도요타, 인도 내 4번째 공장 건설
현대차, IPO 힘입어 시장 공략 강화

▲인도 첸나이 내 현대차 공장의 모습. (자료제공=현대자동차)
▲인도 첸나이 내 현대차 공장의 모습. (자료제공=현대자동차)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신흥시장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도요타, 벤츠 등 세계적인 완성차업체들이 공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주인공은 14억 인구를 보유한 세계 5위 경제 대국 ‘인도’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이 중국·미국에 이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인도는 전기차(EV)를 비롯한 하이브리드차(HEV) 시장도 획기적으로 넓히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인도 내 공장을 세우며 현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을 펴고 있는 이유다.

12일 현대차그룹 싱크탱크 HMG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인도의 자동차 판매량은 2023년 413만 대에서 2032년에는 6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인도의 자동차 판매량은 중국(2193만대), 미국(1561만대)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최근 인도는 정부 차원에서 자동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인도 내 일부 주에서는 하이브리드차 구매 시 세제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을 목표로 전기차의 판매 비중을 전체 차량의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특히 인도는 중산층과 청년 인구가 동시에 증가할 뿐만 아니라 낮은 자동차 보급률, 도로 인프라 확충 등으로 향후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들은 떠오르는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도요타는 인도 마하라슈트라 주에 약 25억 달러(한화 약 3조 4700억 원)를 투자해 연간 40만 대 규모의 순수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차를 제조하는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올해 7월 도요타 인도 법인이 마하라슈트라주 정부와 도요타의 4번째 인도 자동차 공장 설립 가능성 모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후 후속 조치다.

HMG경영연구원 관계자는 “도요타는 인도의 지리적 위치와 저렴한 인건비, 자동차 및 전동차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해 중동,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허브로서 인도를 육성하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인도 투자 및 인도 내 전동차 현지 생산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도 증시 올라탄 ‘현대차’…“150만대 생산체제 구축”

▲정의선(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뭄바이의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 행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왼쪽)과 아쉬쉬 차우한 NSE 최고경영자(CEO)가 지켜보는 가운데 증시 개장을 알리는 종을 울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선(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 뭄바이의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열린 현대차 인도법인 인도증시 상장 행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왼쪽)과 아쉬쉬 차우한 NSE 최고경영자(CEO)가 지켜보는 가운데 증시 개장을 알리는 종을 울리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는 올해 진행된 기업공개(IPO)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현대차 인도법인(HMIL)을 현지에 상장시키며 인도 시장 내 대규모 투자를 할 채비를 마쳤다. 현재 그룹은 인도 첸나이 현대차 1·2공장과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의 탈레가온 공장을 인수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총 1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인도의 전기차 시장도 놓치지 않기 위해 내년 1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EV를 출시하는 데 이어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한다. 특히 크레타 EV는 현대차가 1998년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2030년까지 인도 내 전기차 충전소도 485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내년 인도 공장 첫 전기차 생산을 시작으로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EV 등 2030년까지 4종을 출시한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 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대해 ‘인도산 배터리’를 탑재하기 위해 인도 배터리 전문기업 엑사이드 에너지(Exide Energy)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엑사이드 에너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셀을 개발·생산해 현대차·기아의 인도 생산거점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배터리 현지 조달로 인해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지 업체와의 협력으로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인도를 공략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크레타 EV의 출시와 함께 인도 전기차 선점을 위한 전동화 사업도 본격화한다”라며 “한국산 수입과 현지 생산을 병행해 인도 고객들에게 다양한 전기차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수억 원을 투자해 인도 푸네 공장 등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로 했고, BMW는 타타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자동차 소프트웨어 및 IT 개발 허브를 첸나이에 구축하기로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4월 인도 내 생산시설 부지를 물색 중이라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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