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 부스럼 만든 발언?…‘티아라 왕따설’ 다시 뜨거워진 이유 [해시태그]

입력 2024-11-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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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12년 전 이야기가 다시 뜨거운 화제가 됐습니다. 그 주제 또한 매우 예민하죠. 한국 아이돌 그룹 중 온라인상 대중의 강력한 비난을 받았던 그 사건. ‘티아라 왕따 논란’입니다. 2세대 아이돌 논란 중 손꼽히는 사건이죠. 그래도 조용해졌던 그 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과거 티아라의 소속사 대표였던 이의 발언이 시작이죠.

9일 티아라의 전 소속사 수장이자 MBK엔터테인먼트·코어콘텐츠미디어 대표인 김광수가 MBN ‘가보자GO 시즌3’에 출연해 그 일에 대해 언급한 겁니다.

‘티아라 왕따 논란’, ‘티아라 왕따설’은 2012년 티아라의 다섯 멤버가 당시 같은 멤버였던 류화영을 겨냥해 비판 트윗을 작성했던 것이 발단돼 왕따 의혹이 불거졌던 사건이죠.


▲그룹 티아라(T-ARA) (뉴시스)
▲그룹 티아라(T-ARA) (뉴시스)


2012년 7월 23일 음악프로그램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던 류화영이 왼쪽 발목을 삐는 부상을 입었는데요. 이후 25~26일 양일간 진행된 일본 부도칸 콘서트에서 목발을 짚고 ‘데이바이데이’ 무대에만 올랐죠. 콘서트 직후 티아라 멤버들은 ‘의지의 차이, 개념 있게, 항상 겸손하기, 우리 모두 의지를 갖고 파이팅, 연기 천재 박수를 드려요’ 등의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차례로 게시했습니다.

주어는 없었지만 모두 류화영을 향한 비난이었는데요. 이후 류화영과 그의 쌍둥이 자매 류효영이 티아라를 겨냥한 SNS 게시글을 올리면서 확실해졌죠. 당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고, 왕따라는 단어가 예민했던 시기인 터라 ‘티아라 왕따설’은 가십 차원을 넘어 사회적인 논쟁거리가 됐습니다.

해당 SNS 내용을 바탕으로 네티즌들은 티아라 멤버들이 집단으로 류화영을 괴롭힌 것이 아니냐는 결론에 이르렀는데요. 이후 과거 티아라 멤버들의 영상들을 분석하며 ‘류화영 왕따설’에 힘을 실었죠. 이는 SNS와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당시 ‘2012 런던올림픽’ 관련 내용을 제치고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이슈였는데요.

결국 사흘 만에 티아라는 그야말로 이미지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죠. ‘카더라’ 수준의 각종 ‘설’이 떠돌았고, 10대를 중심으로 하는 인기 아이돌의 이미지에는 치명타였습니다. 또래 집단에 가장 민감한 집단 괴롭힘 문제가 벌어진 아이돌 그룹이라는 이미지는 더는 활동이 어려울 정도였죠.

소속사의 대처는 ‘류화영과의 계약해지’와 ‘티아라 멤버 제외’ 발표였습니다. 그러면서 왕따설과 불화설은 이와 관련 없다고 덧붙였죠. 왕따설이 온라인을 덮은 가운데 ‘류화영 퇴출’ 발표는 ‘왕따가 발생한 학교가 왕따 학생을 전학시킨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입니다. 소속사의 아쉬운 행보는 더 있었는데요. 티아라의 활동을 강행한 것이었죠. 티아라는 이 따가운 분위기 속 활동을 이어갔고, 집단적으로 티아라의 무대를 무시하는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해야했습니다.

이후 티아라는 왕따 논란 이후 매번 상위권을 차지했던 음악 차트에서 그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심각한 하락세를 겪으며 ‘활발한 중국 활동을 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로만 만날 수 있었죠.

하지만 수년의 시간이 지난 뒤 ‘왕따의 증거’로 나왔던 다수의 자료가 ‘악의적인 짜깁기’ 결과물이었으며, 류화영의 대화 내용이 재언급되며 분위기는 ‘티아라 멤버들이 피해자’로 옮겨갔는데요. 티아라의 과거 활동을 조명하는 유튜브 영상 등에서도 류화영의 모습은 모자이크되곤 했죠.


(출처=MBN ‘가보자GO 시즌3’ 캡처)
(출처=MBN ‘가보자GO 시즌3’ 캡처)


이런 가운데 김광수 대표가 이를 다시 꺼낸 겁니다. 김광수 대표는 “이제 다 밝혀졌지만 당시 류화영이라는 친구가 음악 프로그램을 하다가 다리를 접질렸다. 다음날 일본에 가서 콘서트를 하는데 공항에 기자들이 많이 오는데 목발을 짚고 온 거다”며 “매니저에게 ‘다리를 많이 다친 거냐’고 물어봤더니 ‘의사가 인대가 조금 놀란 거지 부러진 건 아니라 했다’는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죠. 이어 김광수 대표는 일본 콘서트 무대에 오른 류화영에게 ‘멋있다’, ‘잘했다’는 칭찬을 했다고 했지만, 다른 티아라 멤버들은 김광수 대표에게 ‘(류)화영이의 사과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는데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온 뒤 멤버 간 불화설이 터졌고, 김광수 대표는 화영과 당시 같은 소속사였던 류화영의 쌍둥이 자매인 류효영을 불러 계약을 끝냈다고 전했는데요. 그는 “두 사람에게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해서 찢었다. ‘조건 없이 풀어줄 테니 너희 일을 하라’고 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나 김광수 대표의 이 선택은 왕따설을 부추겼고, “그날 이후 인터넷상에선 ‘왕따가 아니냐’ 같은 말이 일파만파 퍼졌다”며 “기사를 보고 티아라 멤버 부모님들이 회사로 찾아와 ‘기자회견을 해서 카톡 등을 다 공개하자’라고 했는데 그 친구(류화영)의 입장을 고려하다 제가 죽었다”고 덧붙였죠.

그러면서 “티아라가 잘못이 없으니까 방송을 강행했는데 대중들은 ‘김광수가 얼마나 연예계 막강하면 강행하나’라고 했다”며 “나는 욕먹어도 되지만 나머지 티아라 멤버들은 여기서 멈추면 영원히 재기를 못 해 활동을 강행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그때가 저한텐 엄청난 위기였다. 그때 조금만 참을걸. 엔터 생활 40년 동안 그거 하나가 가장 힘들었고 티아라 멤버들에게 미안했다”고 마음을 전했는데요.


(출처=화영 SNS 캡처)
(출처=화영 SNS 캡처)


그러나 김광수 대표의 발언 이후 다시 ‘티아라 왕따 논란’이 재조명되며 류화영을 향한 비난이 이어졌죠. 이에 류화영은 10일 자신의 SNS에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는 “안녕하세요 전 티아라 멤버 화영입니다”라며 장문의 입장문의 운을 뗐습니다. 류화영은 “먼저 불편한 이야기로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말씀드린다”면서 “어제 모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 저의 전 소속사 김광수 대표님께서 티아라 왕따 사건에 대해 발언하시는 방송을 보고 백번, 천 번 고민하다가 어렵게 글을 쓰게 됐다”고 했는데요.

해당 일을 다시 언급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아야겠다며 “첫 번째 왕따당했던 내용은 사실”이라고 밝혔죠. ‘티아라 시절 제가 왕따를 당하지 않았는데 당했다는, 일명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는 건 거짓’, ‘저는 다친 후 멤버들에게 몇 차례나 사과했다’며 억울해했는데요. 그러면서 “티아라 계약해지 당시, 저는 왕따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었기에 기자회견을 통해 제 입장을 표명하려고 했으나, 김광수 대표님은 기자회견 없이 함구하면 당시 같은 소속사에 있었던 저의 친언니도 계약해지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며 “고작 스무 살이었던 저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결국 사과도 받지 못한 채로 탈퇴해 지금껏, 12년을 함구했다”고 침묵했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룹 티아라(T-ARA) (뉴시스)
▲그룹 티아라(T-ARA) (뉴시스)


결국, 12년도 지난 일이 다시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다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굳이 끄집어낸 지난 일의 피해가 현재 활동 중인 티아라 멤버들로 향한 거죠. 과거에도 현재도 소속사(현재는 전 소속사)의 대처가 너무나도 아쉬운 순간입니다. 이 ‘긁어 부스럼’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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