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2년 연속 역성장 가능성…경기침체에 시장 축소

입력 2024-11-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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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2년 연속 판매 대수 감소 추세
경기 불황과 고금리 이어지며 자금 사정 악화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부착으로 판매 감소
현대차 제네시스 등 대체재 늘며 수요 감소

▲ 1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도로에 연두색 번호판을 단 차량의 모습.  (연합뉴스)
▲ 1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도로에 연두색 번호판을 단 차량의 모습. (연합뉴스)

수입차 시장이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기 불황과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도 높아지며 수입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통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들은 올해 1~10월 국내 시장에서 21만598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21만9071대)와 비교하면 1.4% 감소한 수치다.

올해부터 KAIDA 통계에 포함된 테슬라의 판매 대수를 제외하면 감소세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달까지 수입차 판매 대수에서 테슬라(2만4880대)를 제외하면 19만4191대로 이는 전년 대비 11.4%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수입차 시장이 2년 연속 역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올해 연간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감소한다면 올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수입차 판매 대수가 2년 연속 감소한 첫해가 된다.

지난해 수입차 시장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입차 판매 대수는 27만1034대로 전년(28만3435대) 대비 4.4% 감소했다.

수입차 판매 대수는 201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0년 9만562대였던 판매 대수는 고점을 찍었던 2022년 28만3435대로 12년 만에 3배가량 늘었다. 2010년대 들어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감소했던 건 디젤 게이트 영향을 받은 2016년과 일본 자동차 불매 운동이 벌어졌던 2019년뿐이다.

수입차 시장이 2년 연속 축소된 데에는 경기 불황과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악화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수입차에 구입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취득가액 8000만 원 이상의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고가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도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0월까지 벤틀리의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57.1%, 롤스로이스는 38.5%, 포르쉐는 30.4% 줄어드는 등 주요 고급 수입 브랜드의 판매 대수가 크게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진 것도 수입차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등이 대체재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게 되면서 고가 수입차의 판매량이 줄었고, 수입차에 대한 수요가 제네시스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다만 업계의 전통적 성수기로 불리는 연말에 수입차 업체들이 할인 폭을 확대하면서 판매가 반등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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