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를 때죠" 83세 임태수 할머니의 수능 도전 [포토로그]

입력 2024-11-14 10:44 수정 2024-11-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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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가운데) 씨 등 수험생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 수험표를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가운데) 씨 등 수험생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서 수능 수험표를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제때 학업을 마치지 못한 30대~80대까지의 만학도들이 중·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는 학교입니다. 교실에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이 진지한 얼굴로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도 있는데요. 그의 수능 도전기를 한 번 들어보실래요?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안녕하세요. 늦은 나이에 학교에 오는 것이 쑥스럽고 부끄러웠던 늦깎이 수험생, 저는 일성여중고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 입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수학 수업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가운데) 씨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열린 수능시험 합격 기원 떡 전달식에서 수험생 유의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가운데) 씨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열린 수능시험 합격 기원 떡 전달식에서 수험생 유의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다리가 불편하지만 학교에 오는 것이 즐거워요. 수학 공부를 좋아하고 즐거워하던 중학교 2학년 때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병환으로 가사와 병간호를 도맡아 하면서 학업을 중단했죠. 이후 결혼해 4남매를 낳아 키우고 손자, 손녀까지 모두 대학에 보내고 나니 이제야 내 시간에 여유가 생겼어요. 여유가 생기니 중단했던 공부에 대한 의욕과 욕망이 샘솟아 일성여중고에 입학했죠. 저는 뭐든지 먼저 저지르고 봐야 속이 후련한 성격이거든요.

처음엔 가족들에게 말도 없이 학교를 등록하고 다녔어요. 이후에 딸이 “말도 없이 학교 등록을 하냐”고 타박을 해서 “내가 가고 싶어서 갔다”고 반박했죠. 그래도 이후에는 가족과 사위 모두 “그 나이에 학교를 다시 가신 게 정말 대단하다”고 응원해줬답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시내 자택에서 백석예술대 합격통지서와 숙명여대 합격 확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시내 자택에서 백석예술대 합격통지서와 숙명여대 합격 확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저는 늦깎이 수험생이지만 대학에는 이미 합격했어요. 백석예대 실버케어비즈니스학과와 숙명여대 사회복지학과에 수시 합격했죠. 25학번 예비 새내기 대학생이랍니다. 그래도 수능은 대학 합격 여부에 상관없이 꼭 보고 싶었어요. 젊은 시절 경험하지 못 해봤던 것이고 자식들도 봤던 수능이 궁금했거든요. 다만 공부를 잘하지 못해 수능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은 되네요.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시내 자택에서 수능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시내 자택에서 수능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시내 자택에서 수능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시내 자택에서 수능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시내 자택에서 수능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2일 서울 시내 자택에서 수능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수능을 앞두고도 평소와 다를 것 없이 공부했죠.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하교를 하면 배운 것을 복습하고 시험 기간에는 시험 범위 내에서 공부했어요. 집에 있으면 공부가 안되니 집 근처에 있는 독서실에 가서 짧으면 3시간, 길면 4시간 동안 공부했죠.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공부했던 것도 다음 날이면 잊어버려 속상했지만, 지금은 공부한 내용이 잘 기억납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최고령 수능 응시자인 임태수(83·오른쪽) 씨가 수능 수험표를 받기 위해 교실에 들어서며 후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최고령 수능 응시자인 임태수(83·오른쪽) 씨가 수능 수험표를 받기 위해 교실에 들어서며 후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3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수능 수험표를 받은 후 수험표를 들어보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3일 서울 마포구 일성여자중고등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수능 수험표를 받은 후 수험표를 들어보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저는 수능을 보고, 대학을 졸업해도 공부를 계속하고 싶어요. 제 인생의 목표와 꿈 모두 건강입니다. 나이가 있으니 그때까지 공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공부할 거에요. 특정 분야가 아닌 인생에서 책과 공부를 놓고 싶지 않습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오른쪽) 씨 등 수험생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서 고사장 확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오른쪽) 씨 등 수험생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서 고사장 확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앞줄 오른쪽 두 번째) 씨 등 수험생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서 고사장 확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앞줄 오른쪽 두 번째) 씨 등 수험생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서 고사장 확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서 고사장 확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수능 최고령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서 고사장 확인을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저는 손자, 손녀들에게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해요. 한 가지 일에 목표를 세워두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할 수 있어요. 손자, 손녀를 포함해 미래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이곳저곳 한눈팔지 말고 원하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나아가길 바라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 앞에서 일성여자중고등학교 최고령 수능 응시자 임태수(83) 씨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요? 80대인 저도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공부 시작하기를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면 나이 상관 말고 더 늦기 전에 공부를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네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빠를 때입니다. 시작이 두려운 이들에게 “화이팅!"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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