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경쟁력 강화 “더 많은 인물 필요해”
한국계 연방 의원들 활약에 기대감 확산
첫 상원 입성 앤디 김 “한ㆍ미 관계 굳건”
미국 민주당 소속 한국계 미국인 데이브 민이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47선거구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한국계 연방 상‧하원의원이 4명으로 늘었다. 미 동부시간 이날 오전 1시(한국시간 오후 3시) 캘리포니아 45선거구 하원의원 3선에 도전 중인 공화당 미셸 박 스틸 하원의원은 초박빙 우세 상황이다.
이날 NBC방송에 따르면 민 후보는 최종 개표를 기준 50.9% 득표율로 당선했다. 라이벌인 공화당 스콧 보 후보(49.1%)를 간발의 차이로 꺾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그는 당선 확정 직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미래에 불안해하고 있는 시민들이 많다는 걸 안다”면서 “미국을 포기할 수 없다. 의회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자유를 보호하며 경제적 기회 확대를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민 후보의 연방 하원의원 출마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이민 2세대 정치인 민 후보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법학 교수다. 출산권과 총기 안전, 기후 행동 등을 옹호해왔다.
금융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전문가다. 증권거래위원회(SEC) 기업 감시 당당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를 바탕으로 척 슈머 연방 상원 원내대표의 경제ㆍ금융정책 고문을 지냈다. 워싱턴D.C.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에서 경제 정책을 지휘한 경험도 지녔다.
민 후보가 당선된 캘리포니아 47선거구는 로스앤젤레스(LA) 남쪽 오렌지카운티 내 어바인과 헌팅턴비치, 라구나비치 등 해안 부촌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특히 어바인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자, 젊은 유권자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민 후보의 지지가 높게 나왔다고 NBC는 설명했다.
민 후보 당선으로 한국계 연방의원은 4명이 됐다. 앞서 민주당 뉴저지주 하원의원 앤디 김이 한국계 미국인 가운데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이밖에 공화당 영 김 하원의원과 민주당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도 각각 캘리포니아 40선거구와 워싱턴싱턴 10선거구서 3선에 성공했다.
한국계 연방의원이 늘면서 한ㆍ미 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외교ㆍ안보 전문가로 성장한 한인 이민 2세대 앤디 김 의원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100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 미 상원은 입법과 정책을 관장하는 중책을 맡는다.
앤디 김 의원은 뉴저지 체리 힐에서 열린 당선 축하 파티에서 “한ㆍ미관계가 굳건해지도록 하겠다”며 “안보·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도 강화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 후보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인 정치력이 커지려면) 더 많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앤디 김이 연방 상원에 진출한 만큼, 한국계 미국인 민주당 정치인으로서 우리의 가치를 위해 계속 싸우고 대표성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 출신으로 현재 의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한반도 외교ㆍ안보 문제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영 김 의원과 서울 출생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경제, 재향군인 사안에 집중하고 있는 스트리클런드 의원의 활약도 기대된다.
스틸 의원은 개표율 89%인 이날 오전 1시(한국시간 오후 3시) 득표율 50.1%로, 경쟁 후보인 민주당 데릭 트랜 후보(49.9%)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서울 태생인 스틸 의원은 미국 페퍼다인대학에 진학한 뒤 1993년 LA 시장 후보였던 리처드 라오단 선거캠프에 참여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한인 최초로 캘리포니아 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과 오렌지 카운디 2구 수퍼바이저를 지낸 바 있다.
스틸 의원이 당선되면 한국계 연방의원은 모두 5명이 된다.
한편 연방 하원의원에 첫 도전한 데이비드 김 후보(공화‧캘리포니아 34선거구)는 44.2% 득표율로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 지미 고메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