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버테크, 美 테라젠과 2조 원대 ESS 공급 계약 [종합]

약 2조 원 규모 추산…버테크 출범 이후 최대 성과
ESS용 LFP 배터리 내년부터 4년간 공급 예정
캐즘 극복 위해 ESS부터 우주선까지 공급처 다각화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최대 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8GWh는 4인 기준 약 80만 가구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2026년부터 4년간 공급한다. 계약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컨테이너 가격을 킬로와트(㎾)당 170~190달러라고 가정하면 약 2조 원대로 추산된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출범 이후 거둔 최대 성과다.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2022년 2월 미국 ESS 시스템통합(SI) 기업인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며 출범한 미국법인이다.

이번에 공급하는 제품은 고용량 리튬인산철(LFP) 롱셀인 ‘JF2 셀’이 적용된 컨테이너형 모듈러 제품(New Modularized Solutions)이다. 전량 북미 현지에서 생산된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ESS 성능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 ‘에어로스’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와 테라젠은 캘리포니아 지역에 2.2GWh 규모의 ESS 프로젝트를 협력한 바 있다.

김형식 LG에너지솔루션 ESS전지사업부장(상무)은 “테라젠과의 이번 협력이 북미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로 ESS 사업 역량을 확대해 나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양사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현지 생산 능력과 통합 솔루션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SS 시장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고속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북미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지난해 185GWh에서 2035년 618GWh까지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지역은 2023년 55GWh에서 2035년 181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공급뿐 아니라 ESS 통합 솔루션까지 영역을 확장해 글로벌 ESS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달 비전선포식을 열고 2028년 미국 ESS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Chasmㆍ일시적 수요 정체)을 극복하기 위해 ESS를 비롯해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에 배터리를 납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규모 수주도 연이어 따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를 상대로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리비안에도 4695(지름 46㎜·높이 95㎜) 배터리를 5년간 총 67GWh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포드와도 총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을 장기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