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적자’ 면세점 빅4, 3분기 우울한 성적표...“출구 안보인다”

입력 2024-11-15 11:18 수정 2024-11-1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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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3분기 영업이익 -460억…5분기 연속 영업손실
신라면세점 3분기 적자폭 확대, 신세계ㆍ현대도 '적자전환'
코로나 이후 회복세 요원…업계 "내년 1분기까지 부진 지속"
희망퇴직ㆍ매장 축소 등 '생존'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 현실화

(사진제공=각사)
(사진제공=각사)

한때 세계시장을 호령하던 면세점업계가 부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국내 면세점 빅4'로 불리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이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너나없이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업황 악화의 현실을 고스란히 내보였다.

14일 호텔롯데 공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3분기 46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손실폭이 362억 원 커지며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7994억 원)으로 해외사업 확대 영향으로 1년 전보다 8% 늘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소비둔화,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회복 지연 등 요인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면세점들도 수익성 면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신라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든 8448억 원, 영업손실은 387억 원으로 전년(-163억 원)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신세계면세점(신세계DF)도 16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133억 원 규모 영업익을 기록했던 1년 전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면세점도 3분기 8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19년까지 유례없는 호황을 누려왔던 면세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회복이 요원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 악화 분위기가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한국유통학회 주최로 열린 공항 면세사업 경쟁력 강화 공개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추형석 삼일회계법인 이사는 '공항 면세사업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를 통해 국내 면세산업 위기 요인으로 △중국 인바인드 부진 및 쇼핑트렌드 변화에 따른 외국인 매출 감소 △강달러ㆍ직구 등에 따른 면세점 경쟁력 약화 등을 꼽았다.

면세점업계가 사업 부진에 따른 적자에 직면한 상황에서 국내 면세점 운영비용 부담도 산적해 있다. 당장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코로나19 피해업종으로 인정돼 적용됐던 보세판매장 특허수수료 50% 감경 혜택이 올해를 기해 종료된다. 이에 따라 감경 혜택이 사라지는 2024년 수수료를 내년 3월까지 납부해야 한다. 수수료율은 매출액에 따라 0.1∼1.0% 수준(대기업 기준)이다.

인천공항 임대료 부과 기준이 고정액 대신 여객 수로 바뀐 점도 부담이다. 인천공항은 2022년 면세사업자 입찰공고를 내면서 기존 고정 임대료 방식을 폐지하고 여행객수를 기준으로 임대료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객 수에 응찰단가를 곱해 산정하는 만큼 공항 이용자가 늘수록 임대료가 상승한다.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표한 항공운송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제선 여객 수는 총 522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2019년 3분기 5315만명)과 비교해 98% 가량 회복한 수치다. 문제는 공항 이용객 증가와 면세점 수익이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는 생존을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6월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선언, 조직 슬림화와 임원 급여 및 업무추진비 삭감, 매장 면적 축소 등 고강도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정기인사에서 유임된 유신열 대표가 비상경영TF(태스크포스)를 신설했고 현대면세점 은 대표이사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인력 감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이어 최근 신세계면세점이 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출범한 2015년 이후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자에게는 희망퇴직 위로금으로 최대 36개월치 급여(10년 이상 근속 시)를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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