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채 급증…부동산업 쏠림·한계기업 신용 우려"

입력 2024-1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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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 기업대출의 효율적 배분과 성장잠재력 제고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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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펜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한 기업부채가 금융사 자금중개기능의 효율성과 거시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취약 부분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금융사 자체 구조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16일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기업대출의 효율적 배분과 성장잠재력 제고’ 보고서를 통해 “기업대출이 효율적 자금조달 기능을 회복해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에 기여하고, 중장기적으로 거시건전성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대출금과 채권, 정부융자를 합한 국내 기업신용 잔액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2799조 원이다. 기업신용 잔액 증가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팔라졌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기업신용 증가율은 분기 평균 4.8%에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9.3%로 2배 정도 높아졌다.

올해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 대출이 급증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고금리 상품인 비은행권 대출 비중이 중기대출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등 부채의 질은 여전히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업부채 확대 과정에서 발견되는 특징으로 다른 주요국들에 비해 증가 속도가 빨랐다는 점과 부동산시장 활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을 꼽았다. 국제금융연구소(IIF) 통계에 따르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기업 레버리지 비율)은 지난 6월 기준 112.3%로 글로벌 평균 90.6%를 크게 웃돌고 있다. 2020년 이후 95.5%에서 112.3%로 17%포인트(p)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평균은 1.0%p였다.

산업별로 보면 팬데믹 종료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생산성이 낮다고 인식되는 부동산업, 내수부진과 직접 관련 있는 일부 서비스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크게 늘었다. 다만, 올해는 이들 업종의 업황 부진으로 금융기관 대출 태도가 강화되면서 증가 폭이 축소되는 추세다.

이 기간 증가한 부동산업 대출 가운데에서 비은행권의 대출 비중이 개발업과 임대업 각각 73.3%와 42.7%를 차지하면서 부채의 질도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권 내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차입금 비중은 43.8%에 달하고, 전체 한계기업 차입금 중에서 부동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6.0%나 됐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부문의 대출 증가는 팬데믹 발발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부동산업으로 대출 집중은 효율적 자원배분이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취약 부분에서 추가 건전성 지표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금융 본연의 자금 중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사는 물론 정부의 질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모니터링 강화는 물론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한 금융기관의 지속적인 손실흡수 능력 확충이 필요하다”면서 “생산성과 괴리된 채 자금 배분이 진행된 대출영역에 대한 금융사의 자체 구조개선 노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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