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킹달러'에 은행권, 고환율 리스크 촉각…외화예금도 빠진다

입력 2024-11-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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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11-17 17:3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원·달러 환율 1400원대 등락…외환시장 변동성 커져
시중 은행들, 시장 상황 모니터링 강화…수준별 환율 관리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연일 1400원선에서 등락하는 등 환율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킹달러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금융권은 고환율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외화대출 잔액은 10월 말 기준 99억1100만 달러로 지난해 말(92억3100만 달러) 대비 6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올해 들어 차입금을 제외하고도 외화대출을 1조 원 가까이 늘려온 은행은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15일 주간 거래 종가 환율로 환산하면 10개월 만에 9511억8400만 원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결정된 지난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00원을 돌파했다. 15일 주간 거래 종가는 1398.8원으로 4일 만에 1300원 대로 내려왔으나 장 중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상승한 1408.0원에 개장해 장 초반 1408.8원까지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 여신 고객 중 외화 변동성에 노출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지점 차원에서 환 헤지를 해 놓은 상태다. 만약 안 돼 있는 기업이 있다면 환 헤지 권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환율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도록 은행들은 모니터링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환율이 반영되는 외화 부채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 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지금과 같이 달러가 오르는 상황에서 선물환이나 외환스왑 등을 통해 부채 항목에 환율이 영향을 받지 않도록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향후 환율, 증시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트럼프의 경제·통상 정책이 가시화하면 부정적 영향이 있는 산업군에 대한 리스크를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대미 수출환경 변화에 따른 중국, 베트남, 멕시코 진출 국내 기업의 실적 변동 가능성도 점검하고 환율 불확실성에 대한 환 헤지 등을 사업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환율 급등에 따라 비상대책조직(전행 위기대응협의회)에서 유관부서 협의를 통해 환율 수준별 관리방안을 수립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외화 자산과 부채의 차이를 나타내는 외환포지션을 외화자산과 외화부채가 동일하다고 보는 스퀘어 수준으로 관리해 환 변동에 따른 위험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외화자금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자금 유출입 모니터링 강화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사전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대비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이 20일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특수은행, 외국계 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 회의'를 열기로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향후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은행들의 외화자산 등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서다.

반면,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떨어지고 있다. 13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 예금 잔액은 583억4400만 달러로 지난달 말(603억2200만 달러) 대비 19억7800만 달러 줄었다.

지난 9월 말 1300원대 초반까지 내렸던 환율이 1400원대로 가파르게 반등하자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예금에서 돈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이 정책에 반영된다면 환율은 1400원을 웃돌 것"이라며 "내년 평균 환율이 올해보다 낮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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