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셧다운에 노조 파업 리스크까지 ‘가시밭길’

입력 2024-11-1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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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저가 공습에 공급 과잉 겹쳐
현대제철 노조, 공장 폐쇄에 반발
포스코, 화재 수습 시급…파업 우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와 금속노조 포항지부, 민주노총 포항지부는 15일 현대제철 포항1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와 금속노조 포항지부, 민주노총 포항지부는 15일 현대제철 포항1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실적 악화로 고전하는 철강업계가 공장 가동 중단, 파업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발(發) 경기 부양책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었지만, 연이은 악재에 기대가 우려로 바뀐 상황이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경북 포항 2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강 시황 침체와 중국산 저가제품 공사 영향으로 가동률 저하가 지속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효율적 생산운영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포항 2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고 노사 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폐쇄하기로 한 공장은 제강 100만 톤(t), 압연 70만 톤의 생산 규모를 갖고 있다. 이는 현대제철 전체 생산량의 약 3%에 해당한다. 현대제철 직원 약 200명과 자회사인 현대IMC 소속 직원 약 200명이 근무하고 있다.

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사는 14일 포항공장에서 긴급 협의회를 열어 포항 2공장의 폐쇄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와 금속노조 포항지부, 민주노총 포항지부는 현대제철 포항 1공장 앞에서 공장 폐쇄 중단과 투자 계획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사 측의 폐쇄 통보에 맞서 포항 1공장 근로자와 자회사인 현대IMC 노동자와 함께 상경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 노사는 올해 10여 차례 교섭했으나 이렇다 할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포스코 내 복수노조 중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스코 노동조합은 14일 실무진 교섭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절차를 밟고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중노위가 조정 중단을 판단할 경우 노조는 합법적 파업권을 갖게 된다. 만약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창사 이래 56년 만에 역사상 첫 파업이 된다.

또한, 10일에 발생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 공장의 폭발 및 화재사고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공장 내부에 있던 근로자 8명 중 1명이 2도 화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12일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산업계 안팎에서는 파업보다는 노사가 위기를 함께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시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산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불황 속에서도 생산량을 줄이며 버텨왔지만, 노조 갈등과 파업, 각종 사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여러 악재가 동시에 닥치면서 상황이 나빠졌다”며 “조업 차질이 빚어지면 철강 생산과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결국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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