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기후정책 엎는다...에너지 장관에 석유기업 CEO 지명

입력 2024-11-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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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리버티에너지 CEO 발탁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열혈 지지자
“지구 온난화 위협 과장” 주장도
바이든 금지한 LNG 수출 프로젝트 재개 전망
우크라 전쟁에 방출한 전략비축유도 다시 채울 듯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출처 리버티에너지 웹사이트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출처 리버티에너지 웹사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현 정부의 친환경 기후 정책을 엎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에서 차기 에너지부 장관에 석유기업 리버티에너지의 크리스 라이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정자는 에너지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자이자 기업가”라며 “원자력, 태양광, 지열, 석유, 가스 분야에서 일했고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 셰일 혁명을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준 개척자 중 한 명이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장관에 지명되기 전까지 정계 활동을 일절 해본 적 없던 라이트 내정자는 석유와 가스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하다. 과거 “화석연료는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고 “지구 온난화의 위협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초 리버티에너지는 180페이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는 인간의 삶에 대한 세계 최대 위협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바이든 정부의 기후 대응을 질타한 트럼프 당선인의 모습과 유사하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 TV 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되면 펜실베이니아주 셰일가스 시추를 전면 금지할 것이고 미국 석유산업은 파탄에 빠질 것”이라며 “(해리스가 주장하는) 재생에너지 시설 때문에 토지가 황폐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석유산업은 내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발전했지만,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자 유가는 치솟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에너지부는 국가 핵탄두 유지 관리를 비롯해 슈퍼컴퓨터 연구, 수억 배럴에 달하는 전략비축유 관리 등 다양한 임무를 맡고 있다. 라이트 내정자가 의회 인준을 거쳐 에너지부 장관이 되면 4년간 바이든 행정부가 펼쳤던 관련 정책을 뒤엎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에너지부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내내 중단시켰던 프로젝트를 재개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 공약대로 전략비축유도 다시 늘릴 전망이다. 한때 7억 배럴을 넘었던 비축유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자 1억8000만 배럴이라는 기록적인 양을 방출하면서 현재는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유가 급등을 막기 위해 비축유를 방출하던 바이든 정부와 달리 트럼프 당선인은 비축유를 확보하되 시추 활성화로 원유 공급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에너지부 장관의 권한 자체가 이전보다 커질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내정자가 인준을 받으면 국가에너지위원회에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위원회는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내정자가 의장을 맡아 구성될 신규 조직으로, 트럼프 2기에서 기후와 에너지 관련 핵심 의제를 맡을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석유와 가스 개발에 대한 부서 권한은 크지 않지만, 라이트 내정자는 트럼프가 에너지 우선순위를 달성하도록 돕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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