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미일과 “북러 공동 대응”…시진핑에는 내년 방한 초청[종합]

입력 2024-11-17 15:43 수정 2024-11-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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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참석, 바이든-이시바 만나 ‘북 파병 규탄’ 공동성명 채택
日 이시바와 두 번째 정상회담…“한일 간 더 긴밀히 공조”
中 시진핑과 2년 만 정상회담…“러북 군사협력 대응 협력”
바이든 “中, 우크라 북한군 투입 막아야”…시진핑 “안보 위협 좌시하지 않을 것”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국립대극장에서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국립대극장에서 APEC CEO 서밋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 한반도 외교안보 지형 격변의 시기에 페루 리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들과 만난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동맹 강화’와 ‘한중 경제 협력 강화’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한미일 3국 정상이 만난 자리에선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한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나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우려를 표하며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 2년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의에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잘 살펴봐 달라”고 요청하며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초청해 11년 만의 방한을 추진했다.

한미일 3국 정상은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3국은 안보를 포함한 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일 협력 사무국'도 설립하기로 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회담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15개월 만에 재개됐다. 이시바 총리가 참석하는 첫 3자 회의로, 곧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과는 고별 회의를 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약 40분 동안 이어진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북한과 러시아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일방적 침략 전쟁을 위험하게 확대하기로 한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기와 탄도미사일 이전을 포함한 러북 군사 협력 심화는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고려할 때 특히 심각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유엔헌장 제51조에 명시된 국가의 고유한 권리인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지지하는 데 있어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안보 분야에선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키로 했다. 미일은 내년 한국의 APEC 개최를 기대하는 한편 대한민국의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 수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합의 하에 설립 △한국이 의장국, 일본이 부의장국 수임 중인 ‘위기대응네트워크(CRN)’ 내 긴급상황 시 회원국 필수 물자에 대한 접근 보장 협력 등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와 가진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더 긴밀한 공조”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시바 총리는 “북한의 러 파병 등 엄중한 안전 보장 상황을 감안해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리마(페루)/신화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리마(페루)/신화연합뉴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이 2년 만에 이뤄진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후속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 투자 협상을 가속화해 조기에 결실을 거둔다는 데 시 주석도 동의했고 윤 대통령도 긍정적 진전을 보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특히 내년으로 발효 10주년을 앞둔 한중 FTA에서 남겨진 과제인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이라는 과제를 논의키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시 주석에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북한 군사협력에 대응해 한·중 양국이 역내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교류 협력을 심화하고,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양국 국민에게 복지를 가져다주고, 지역의 평화, 안정과 발전, 번영을 위해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은 의제 제한 없이 역내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내년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시 주석을 초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시 주석이 내년 한국을 방문할 경우 2014년 이후 약 11년 만에 방한이 이뤄진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마지막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2기 정부의 출범으로 인한 새 국면 맞이를 앞두고 “한반도 내 경쟁이 충돌로 이어져선 안된다”면서도 입장차를 드러냈다.

시 주석은 트럼프 2기 출범과 관련해 “중국은 새로운 미국 행정부와 협력해 소통을 유지하고 협력을 확대하며 양국 관계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됐다”며 “중국과 미국의 안정적인 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인류 미래와 운명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바이든 행정부가 펼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비롯한 무역 분쟁을 놓고 “한쪽이 다른 쪽을 적대자로 여기면 양국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을 수 있고 심지어 퇴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는 지금의 경쟁이 충돌로 치닫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된다. 그것은 우리들의 책임”이라며 “우린 4년 동안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대북한) 영향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많은 북한군이 투입돼 갈등이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에서 충돌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의 안보와 핵심이익이 위협받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 해결에 나서달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에 중국이 손해 보는 전략은 펼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페루 리마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해군함정 공동 개발을 비롯한 국방 방산 분야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방산 협력을 위해 △KF-21 부품 공동생산 MOU(양해각서) △해군함정(잠수함) 공동개발 MOU △육군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 등 3건의 문서를 체결했다. 특히 해군함정 공동개발 MOU는 현대중공업과 페루 국영조선소(SIMA), 육군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는 현대로템과 페루 육군조병창(FAME)이 상호 간 체결했다.

양국 정상은 2011년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크게 늘어난 교역과 투자를 발판으로 양국 간 경제협력도 더욱 강화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진행 중인 친체로 신공항 건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한편, 페루가 중남미 교통, 물류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양국의 인프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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