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ETF 기대 안해”…자산운용업계, 수익성 의구심에 자체 개발 나설까[삐걱대는 밸류업지수④]

입력 2024-1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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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류업 지수 성공방정식은=기관 참여/상법개정등 기업 활동 강화 대책

“밸류업 ETF 기대 안해”…자산운용업계, 수익성 의구심에 자체 개발 나설까[밸류업지수 한달④]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 대표지수…투자자 유인 적어”

“일부 기준 집중한 지수 필요…자체 신상품 개발 논의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산운용업계가 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일제히 상장한다. 다만 업계에는 밸류업 ETF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밸류업 지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거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지수로서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 12개 종목과 상장지수증권(ETN) 1개 종목은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밸류업 ETF 중 패시브는 9개 종목, 액티브는 3개 종목이다. ETF과 ETN을 포함한 상장지수상품(ETP) 상장 규모는 약 5110억 원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밸류업 지수를 밸류업 프로그램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에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주체들로서는 밸류업 지수 흥행을 위해 이를 추종 지수로 삼는 상품을 운용해 자금 유입을 자극할 자산운용업계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었다.

그 결과 12개 자산운용사에서 밸류업 지수 ETF를 내놓게 됐지만, 업계 반응은 뜨겁지 않다. 업계는 밸류업 지수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으로 ‘균형’을 든다. 밸류업 지수가 시장과 산업을 비교적 넓은 범위 내에서 아우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반대로 밸류업에 집중하는 색깔은 옅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한계는 밸류업 지수가 단순히 ETF 성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지수로서의 성격이 우선시되기보다는, 한국 자본시장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밸류업 지수는 △시장 대표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구성 종목을 선정했다. 예컨대 이 중 한두 개 지표만을 기준으로 삼는 지수가 투자자 이목을 끌기에 유리하다고 자산운용업계는 판단한다. 특히 ETF 시장은 개인투자자 자금 비중이 큰데, 개인은 기관투자자와 달리 대표지수보다 테마지수에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선정한 기준을 놓고 보면 주주환원과 자기자본이익률(ROE)에 가중치를 주는 지수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며 “주주환원의 핵심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에 더해 ROE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업계 목소리를 의식한 듯 거래소는 밸류업 후속 지수를 내놓을 계획이다. 거래소는 밸류업에 필요하다고 여기는 여러 조건 중 일부를 선별한 파생 지수를 선보이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밸류업 ETF 출시 자산운용사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시장 수요에 따라 후속 지수 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산운용업계는 밸류업 후속 지수 발표 시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거래소의 밸류업 파생 지수 도입이 언제 이뤄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마냥 기다리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주목받는 시점에 후속 지수가 나오면 모멘텀 누리기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시기가 늦춰지면 그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기 어렵다고 업계는 전망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콘셉트로 하는 투자상품을 개발할 유인이 커지고 있다. 현재 시장에는 밸류업 지수 외에도 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 iSelect 주주가치 성장지수 등이 가동되고 있다. 시장에는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BNK 주주가치액티브, HANARO 주주가치성장코리아액티브,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 등이 상장된 상황이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부 운용사는 밸류업 지수 관련 거래소 논의 과정에서 밸류업 지수뿐 아니라 자체 신상품 개발을 위한 조사도 동시에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지수 구성 방법 변경 등에 대해 거래소와 업계가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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