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임재영 교수, 고관절 골절 ‘통합 재활’ 효과 입증

입력 2024-11-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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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보행률 76.8%, 보행상태 회복률 81.2%로 통상 재활보다 높아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임재영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고관절 골절 환자에게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IRM)을 시행하면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만큼 회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임재영 재활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제적 표준 진료 지침과 한국의 실정에 맞게 FIRM을 개발하고, 다기관 임상 연구를 통해 실제 효과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FIRM은 신체운동과 단순 보행 훈련에 집중했던 기존의 재활치료에 비해 포괄적이고 표준화된 프로그램이다. 정형외과, 노인병내과 및 재활의학과 전문의,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영양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다학제 전문가 접근 방식이다. 포괄평가 팀 회의로 △물리치료 △작업치료(일상생활 동작 수행 훈련) △영양관리 △합병증 예방(욕창, 폐렴, 요로감염) △통증 및 섬망 조절 △지역사회 연계 등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평가하며 추적관찰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낙상은 노인의 약 20%가 경험할 정도로 노년층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요인이다. 겨울철에는 낙상으로 인한 취약골절이 더욱 자주 발생하는데, 특히 엉덩이관절을 일컫는 고관절 부위 취약골절은 75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한다. 고관절은 한번 골절되면 이전 수준으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사망까지 이어져 사회적으로 주의가 필요한 문제다.

고관절 골절은 수술 후 일상생활로 복귀하기까지 장기적인 후속 치료가 필요하며, 수술 초기에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재활치료가 집중적으로 제공돼야 합병증을 줄이고 장애 정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취약골절 수술 이후 급성기 병원에서 전문재활치료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고 퇴원하거나, 후속 병원으로 전원 또는 요양원에 입소하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의 환자 203명을 FIRM 치료(108명)와 통상재활(95명)에 각각 무작위로 배정한 후 1년간 추적 관찰했다. 보행 기능 평가는 Koval(낮을수록 우수), FAC(높을수록 우수) 척도를 사용했다. 재활입원, 퇴원 시, 수술 후 3개월, 6개월, 12개월 시점에서 독립보행 가능 비율과 골절 전 보행상태로 회복을 분석했다.

▲FIRM 치료를 받은 그룹과 일반 재활치료를 받은 그룹 간 Koval 점수와 FAC 점수 비교. FIRM 치료를 받은 그룹의 보행 회복능력이 일반 재활치료를 받은 그룹보다 더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FIRM 치료를 받은 그룹과 일반 재활치료를 받은 그룹 간 Koval 점수와 FAC 점수 비교. FIRM 치료를 받은 그룹의 보행 회복능력이 일반 재활치료를 받은 그룹보다 더 개선된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그 결과 1년간 FIRM 그룹의 Koval 점수 변화는 –4.13점으로, 통상 재활치료 그룹의 점수 변화(–3.22점)보다 더 컸다. FAC 점수는 FIRM 그룹에서 3.37점 증가한 반면, 일반 재활치료 그룹에서는 2.56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한 12개월 추적조사 시점에서 FIRM은 독립보행률이 76.8%로 통상치료 그룹 56.0% 보다 높았고, 골절 전 보행상태로 회복률 또한 81.2%로 대조군 62.0%에 비해 더 높았다.

이는 기존 재활이 주로 기본적인 운동에 중점을 둔 것과 달리, FIRM은 다학제적 접근 방식으로 집중적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표준화된 포괄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조기 퇴원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와 협력을 통해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이번 연구는 FIRM 프로그램이 취약골절 노인 환자의 운동기능과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방법임을 입증하여 국내 의료시스템에 다학제 재활치료를 도입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확립한 것에 의의가 있다.

임 교수는 “노인성 질환의 통합적 다학제 관리는 초고령화 사회에 중요한 보건의료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에 다른 새로운 재활방법에 관한 관심과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노인 골절환자의 기능장애와 사망률을 낮추면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학제 재활의 제도적 도입이 필요하고 이번 연구결과가 기반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임상현장에 필요하지만 근거 불충분으로 제도적으로 확산하지 못하는 의료기술의 근거생성을 지원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문제해결형 임상연구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저널 중 하나인 ‘미국 의료관리자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Directors Association, JAMDA, IF 5.2)’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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