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리금융, 인수합병부터 행장 연임까지 부담↑…'손태승 부당대출' 후폭풍

입력 2024-11-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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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후폭풍에 휩쓸리고 있다. 검찰이 우리금융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일주일 연장키로 했다. 보험사 인수합병(M&A), 제4인터넷은행 인가 등 대형 이벤트를 추진 중인 우리금융으로서는 손 전 회장 부당대출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또한, 올해 말 임기가 종료되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법조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우리은행 불법대출 및 사후조치와 관련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우리금융 회장실과 우리은행장실 등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350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내준 혐의를 받는다. 대출 취급 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고 지점 전결로 임의 처리하고 대출금이 용도에 맞지 않게 쓰인 정황도 발견됐다. 검찰은 조 행장이 취임 후 부당대출이 이뤄진 과정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부분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8월에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여신감리부서, 구로구 신도림금융센터,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과 사건 관련자 주거지 4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우리금융에 대한 검사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해 지난달 7일 착수한 정기검사를 일주일 연장했다. 애초 정기검사는 6주간 진행돼 이달 15일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금감원은 ‘검찰의 우리금융 회장실 등 압수수색 관련 안내’ 공지를 통해 “금감원은 우리금융 전직 회장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안과 관련해 그동안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검찰에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검찰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확인할 것이 많다는 판단에 따라 연장됐다는 입장이다.

감독당국이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지배구조 △내부통제 시스템 △조직문화 △건전성 등 경영관리 전반과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 등이다. 계속되는 금융사고와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합병 추진 적정성 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리은행은 15일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사기 혐의로 25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금융사고 공시다.

시장에서는 ‘과거’의 손 전 회장 친인척 부정대출 이슈가 ‘미래’의 우리금융 수익원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우리금융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 제재를 받게 되면 추진 중인 동양생명 및 ABL생명 인수, 제4인뱅 인가 등에 제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내부의 불만도 크다. 사고 책임의 당사자인 손 전 회장이 그룹 구성원들에게 사과나 해명도 없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배신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와 관련 두 차례 사과 메시지를 냈으며 지난달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거듭 사과와 함께 후속 대책으로 회장 권한을 대폭 축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 행장 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우리금융은 최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비공개로 열어 차기 행장 후보 선임 논의를 이어갔다. 손 전 회장 친인척 사고와 함께 또다시 터진 금융사고로 조 행장의 입지가 위축돼 분위기는 좋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달 22일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가운데 자추위 논의 방향도 향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점쳐진다.

조 행장의 공식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이사회는 이달 말께 차기 행장 후보의 ‘숏리스트’를 도출해야 한다. 우리금융 이사진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막판까지 신중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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