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사 키워드는 변화보다 ‘안정’…CEO 연임 무게

입력 2024-11-20 13:58 수정 2024-11-2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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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증권사 CEO 15명, 내년 3월까지 임기 만료
대다수 증권사 지난해 전면ㆍ부분 세대교체
트럼프 리스크 등 불확실성 속 ‘안정’에 방점

▲서울 여의도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여의도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말 인사철을 맞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고금리·고환율·고물가 시기를 거치며 ‘쇄신’을 택했던 증권사들은 트럼프 리스크 등 각종 불확실성을 앞두고 ‘안정’에 방점을 두는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개 증권사 CEO 15명의 임기가 올해 12월 혹은 내년 3월 만료된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다올투자증권,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LS증권, 유진증권 등이다.

미래에셋증권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지난해 새 대표이사에 오른 두 부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임원 승진 인사 및 조직개편, 본부장·팀장·지점장 인사를 단행했다. 보통 대표이사 인사 후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지는 점을 미뤄볼 때, 두 부회장의 연임도 확실시된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창업 멤버인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이 용퇴하면서 이미 세대교체도 이뤘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최근 주변에 인사와 관련 “큰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도 두 부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영업이익 1조1000억 원을 거두며 ‘1조클럽’에 재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은 2021년(1조4855억 원)이 가장 최근이다. 글로벌 사업의 터닝포인트가 될 인도 9위 증권사인 ‘쉐어칸’ 인수 마무리도 앞두고 있다. 인수가 완료되면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은 리테일 계좌수 약 500만 개를 보유한 종합증권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인사 기조는 다른 증권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통상 자산총액 1위 미래에셋증권이 인사를 단행하는 것으로 보고 이를 반영한 인사 트렌드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KB증권 김성현 사장과 이홍구 사장은 올해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1월 취임한 이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19년 취임한 김 사장은 5연임에 도전하게 된다. KB증권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7355억 원을 기록했다. 1조 클럽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지난해 박정림 전 사장이 물러나면서 부분적 교체를 이뤘다는 점도 김 사장의 재신임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하나증권 강성묵 사장도 임기가 12월 만료된다. 강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한 초임 CEO로 실적 정상화 등을 이끌어 연임에 무리 없어 보인다. 하나증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95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8억7200만 원에서 크게 늘었다. 한국투자증권 김성환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5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정일문 사장이 지난해 일선에서 물러나며 세대교체를 이뤄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1조15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급성장하며 1조 원을 이미 넘어섰다.

중소형 CEO들의 연임 가능성도 커 보인다. 이들 모두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IBK투자증권 서정학 사장과 SK증권 정준호 부사장은 올해 3월 취임했고, 다올투자증권 황준호 사장, 한화투자증권 한두희 사장은 지난해 취임해 큰 결격 사유가 없다면 재신임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실적 평가는 엇갈린다.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은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다올투자증권, SK증권은 영업손실을 기록중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 여파 탓으로 보인다.

LS증권 김원규 사장은 2연임에 도전한다. 김 사장은 2019년 선임돼 한차례 연임을 거쳐 5년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부회장과 고경모 사장은 각각 2007년 2020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SK증권 전우종 사장은 2022년 12월 취임했다. 역시 내년 3월 재신임 결정을 앞두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전면 혹은 부분 세대교체로 코로나 이후 정체됐던 쇄신을 이미 단행했다”며 “트럼프발 리스크와 최근 국내 증시 급락 등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면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하는 증권사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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