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내부자 주식 매각, 기록적 수준…‘트럼프 랠리’로 돈방석

입력 2024-11-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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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이후 대거 현금화
트럼프 2기 불확실성 우려했나
“증시 조정 예상했을 가능성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6일(현지시간) 한 직원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굿즈모자를 쓰고 일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대선 승리를 확정했으며, S&P500지수는 2.53% 급등하며 환호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6일(현지시간) 한 직원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굿즈모자를 쓰고 일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대선 승리를 확정했으며, S&P500지수는 2.53% 급등하며 환호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기업 임원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승리 이후 보유한 주식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내다 판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증시가 ‘트럼프 랠리’로 역사적 행보를 보임에 따라 이들은 말 그대로 돈방석에 앉았다. 한편에서는 증시 고점 인식에 따른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 업체 베리티데이터를 인용해 월셔5000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임원ㆍ이사 등 내부자들이 보유 주식 매도 규모가 지난 20년간 어떤 분기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월셔5000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모든 주식들을 포함한 주가 지수로, 미국 전체 시장을 포함한다.

베리티데이터의 벤 실버먼 부사장은 “연말이 다가오고 미국 대선과 의회 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엄청난 매도 폭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대선 승리를 확정한 6일 S&P50지수가 2.53% 급등하는 등 한동안 역사적 고점을 이어가며 이들은 높은 수익을 실현했다.

실제 골드만삭스의 존 로저스 부사장, 데니스 콜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임원 4명은 보유한 주식을 6일 이후 2800만 달러(약 390억 원) 넘게 매도했다.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트럼프 2기에서 더 많은 기업 합병과 더 완화된 금융규제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으로 선거일 이후 12% 급등했다.

테슬라에서는 대선 투표 이후 최고재무책임자(CFO) 바이바브 타네자가 200만 달러를, 이사회 이사 캐슬린 윌슨-톰슨이 2460만 달러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대선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테슬라 주가는 대선 투표일 이후 37% 이상 뛰었다.

심지어 트럼프의 SNS 기업인 트럼프미디어의 임원 3명도 8일 이후 1620만 달러를 매각하며 현찰을 두둑이 챙겼다. 트럼프가 백악관에 재입성하기도 전에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이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통상 내부자 매도는 회사 실적의 척도로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미래 실적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면밀히 주시한다. 그러나 시장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기업 성과 예측을 넘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내부자들은 거품을 느낄 때 더 적극적으로 현금화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일반적으로 2~3분기 일찍 움직인다.

텍사스에 위치한 크리스찬대의 스와미 칼파티 금융학 교수는 “트럼프의 고관세 등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부자들이 지금 매도에 나서고 있을 수 있다”면서 “증시가 잘 달려왔는데, 한편으로는 경영진이 주가의 조정을 예상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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