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서울 대형 아파트 대출 규제에 급제동?……집값·거래량 ‘뚝뚝’

입력 2024-1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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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정부의 대규모 대출규제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 지형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강세를 보이던 대형 평형 거래량이 9월을 기점으로 줄고 집값 오름폭도 둔화하는 모양새다. 대출규제 직전까지 대형 평형 몸값이 큰 폭으로 올라 추격 매수가 부담스러울 수준이 됐고 추가 상승 기대감도 한풀 꺾여 대형 평형부터 거래량이 줄어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 ‘거래 규모별 아파트 거래 현황’ 통계 분석 결과 서울의 9월 아파트 거래량 9190건 가운데 전용면적 166㎡형(65평) 이상 거래량은 81건으로 8월 103건보다 21.4% 줄었다. 전체 거래량 중 전용 166㎡형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8월 0.98%에서 0.88%로 소폭 축소했다.

중대형으로 분류되는 전용 101~165㎡형 역시 같은 기간 1246건에서 950건으로 거래량이 23.8% 감소했다.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서 10.3%로 1.6%포인트(p) 줄었다.

반면 실거주 목적으로 주로 찾는 전용 59·84㎡형 수요는 중대형 평형보다 감소 폭이 작았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전용 61~85㎡형 거래량은 9월 3903건으로 8월 4152건보다 6.0% 줄었다. 전용 59㎡형이 속한 전용 41~60㎡형 거래량은 3320건으로 8월 3748건보다 11.4% 줄어 서울 전체 거래량 감소 폭 12.4%보다 작았다.

대출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자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더 커진 대형 평형 매수세가 줄었고 집값 상승 기대감도 꺾이면서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평형 수요만 유지된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들은 9월을 기점으로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1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우상향하면서 이달 기준 대출 금리는 최고 6.15%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또 9월부터 적용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영향으로 가산 금리가 오르고 대출 규모까지 줄면서 대형 평형 매수를 위한 대출 여력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올해 여름까지 단기간 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대형 평형 아파트값 역시 대폭 올라 추격 매수를 하기엔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랐다”며 “이 점이 최근 거래량 감소를 불러온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최근 1년(2023년 10월~2024년 10월) 기준으로 서울 대형 아파트값은 4.62%, 중형과 중소형은 각각 3.04%와 2.52% 올랐다. 9월 이후를 기준으로 하면 대형 아파트값은 0.55% 상승해 중형(전용 85㎡ 초과~102㎡ 이하) 0.95%보다 오름폭이 작아졌다. 중소형 0.53%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최근 서울 내 대형 평형 수요 감소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고 교수는 “일반적으로 소득이 늘수록 대형 평형을 선호하는 실수요 경향이 강하고 갈아타기 수요 또한 더 큰 평형으로의 이동이 많다”며 “대형 평형 공급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희소성이 있고 앞으로 대형 평형 선호는 꾸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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