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신용거래융자 7조 붕괴
코스닥 시장 침체…장기화 우려
코스닥 약세가 지속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7조 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연초 대비 20% 넘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대기자금마저 쪼그라들면서 코스닥 외면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는 6조9256억 원에 그쳤다. 2020년 7월 이후 약 4년 만에 7조 원을 밑돌았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기 직전(11월 4일)의 7조3968억 원과 비교해 약 4000억 원이 급감한 수준. 올해 들어 8조 원 후반대를 유지하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8월 이후 급격히 위축세에 접어들었다.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 가운데 상환되지 않은 금액이 신용거래융자다. 투자자예탁금과 함께 대표적인 증시 대기성 자금이다.
신용거래융자의 감소는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려는, 이른바 '빚투'가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급감은 시장의 급격한 낙폭에서 시작했다. 코스닥 지수가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힘을 쓰지 못한 탓이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약 21.2% 급락했다. 이날도 2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종가는 682.91에 머물렀다. 이달을 제외하면 작년 1월 5일 종가(679.9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는 2020년 3월 3조3000억 원대에서 꾸준히 상승세에 올라섰다. 이후 2021년에 11조 원까지 치솟았으나 이를 정점으로 하락 전환했다.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7조 원을 밑돌았다는 점은 갖가지 의미를 지닌다.
2022년 고강도 금리 인상 이후 감소했더라도, 코로나19 이전과 대비해서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앞으로 코로나19와 같은 이른바 ‘불장’이 반복되지 않는 이상 코스닥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코스닥 대기자금이 줄어드는 반면, 신규 기업공개(IPO) 기업이 늘어나면서 주가 반등은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달 신규 IPO 규모는 77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무려 590.7%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