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입력 2024-1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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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앞두고 배추ㆍ무 가격 급등

가을 늦더위 속 시금치ㆍ토마토도 생육 부진
국내 식품ㆍ외식업 재료 대체하고 가격 인상
해외선 올리브유ㆍ카카오ㆍ커피 가격 급등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고른 배추를 품안에 안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고른 배추를 품안에 안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 장마와 폭염, 기온 급강하 등 이상기후가 심화하면서 신선식품 가격이 널뛰기를 거듭하고 있다. 식자재 가격 급등락은 물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식품기업이 만드는 가공식품 비용에 영향을 미쳐 밥상물가를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이는 결국 소비자물가로까지 이어지며 '악재 도미노'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식품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올해 이상기후 여파로 한국인이 즐겨 먹는 배추, 무, 시금치, 상추, 토마토 등의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최근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무 가격 급등세가 소비자 근심을 키웠다. 10월 통계청 소비자물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추는 전년 동기 대비 51.5%, 무는 52.1% 가격이 상승했다. 9월 중순까지 지속된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해 높은 가격을 형성한 것이다.

이에 정부가 배추 수입을 확대하는 등 공급을 늘리면서 현재는 가격이 안정을 되찾았지만 평년과 비교해 여전히 12% 높은 수준이다. 샐러드와 버거업계도 양상추와 토마토 가격 급등으로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맥도날드는 토마토 수급이 어려워지자 지난달 일부 버거 제품에서 토마토를 빼고 제공하다 11일부터 제공을 정상화했다.

이상기후 이슈는 해외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서 이상기후로 급등한 식자재 가격이 국내까지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대표적으로 올리브 수확량이 폭염ㆍ가뭄으로 반토막 나면서 올해 1분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샘표 등은 5월부터 올리브유 가격을 30% 상향조정했다. 이밖에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커피 원두 가격이 올해 내내 요동치고 있다.

이상기후에 따른 신선식품 가격 급등락은 물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높다. 신선식품 작황 부진 등 공급 부족 이슈로 가격이 뛸 경우 기업들의 가공식품 비용에 반영되는 데다 설사 안정을 되찾더라도 한 번 오른 후 하향조정되는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상기후가 매년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식자재 수급과 가격 역시 불확실성을 면치 못하면서 가공식품 가격의 계단식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은 2개월 연속 1%대를 기록했다. 반면 채소류는 15.6%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p)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날씨 등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한 스마트팜 등을 이상기후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철호 고려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는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물가를 잡기 위해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은 결국 국내 농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식량자급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스마트팜 활성화와 같은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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