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인사 법정서 "트럼프가 국가보안법 저지해주길 바랐다"

입력 2024-11-2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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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폐간 홍콩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 재판 중 첫 증언 '주목'
"법치와 민주주의는 핵심 가치"

▲'투옥 반중인사' 지미 라이. (연합뉴스)
▲'투옥 반중인사' 지미 라이. (연합뉴스)

홍콩 내 대표적인 반중(反中) 인사인 지미 라이(76)가 법정에 나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홍콩보안법의 시행을 저지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미 라이는 홍콩 최대 규모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무더기 징역형 선고가 이뤄진 다음 날인 20일(현지시간) 서구룡 법원에서 이같이 첫 증언을 했다. 지미 라이는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강제 폐간된 홍콩 빈과일보의 사주다.

그는 "트럼프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중국에 전화하거나,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하거나, 뭐 그런 식을 생각했다"고 답변했다.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빈과일보의 폐간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빈과일보의 대만지사가 트럼프의 부정적인 면을 기사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미 라이가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날 법정에서 그는 "빈과일보의 핵심 가치는 홍콩 사람들이 수호하는 핵심 가치"라면서 "그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의 자유"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는 폭력에 반대하며, 홍콩 독립을 지지하지도 않는다"며 "(독립은) 생각하기에 말이 안 된다(crazy)"고 선을 그었다.

2020년 12월 수감된 이후 여러 재판을 받은 지미 라이가 법정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미 라이는 빈과일보에 실린 161건의 언론보도와 그의 인터뷰 기사, 소셜미디어 계정 게시물 등을 통해 2019년 홍콩에서 발생한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홍콩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미 라이는 이 사건으로 최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법정에서 홍콩 검찰은 지미 라이가 해외 인사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과 관련해 홍콩과 중국에 대한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질문했고, 지미 라이는 이를 부인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재판 소식이 전해지자 지미 라이를 두고 "반중 세력의 앞잡이"라며 공개적으로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지미 라이는 반중 홍콩시위의 주동자이자 반중세력의 대리인, 앞잡이"라면서 "누구라도 '자유'라는 깃발을 내걸고 불법 활동에 가담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홍콩 사법 당국은 기본법과 홍콩보안법에 따라 국가 안보를 수호할 것"이라면서 "일부 국가들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 하고, 이 사건을 이용해 홍콩의 법치를 훼손하려고 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홍콩 법원은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등 홍콩의 민주 진영 인사 45명에 대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4∼10년을 선고했다. 이날 지미 라이 재판은 약 6시간 30분 동안 진행됐고 이달 21일 오전 10시(현지시간)에 재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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