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로봇으로 대체하지 못하는 작업도 많아
‘보완재’로서 계속 발전하고 있는 로봇
로봇의 능력이 향사됨에 따라 물류창고와 배송센터 등에서 로봇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물건을 싣고, 옮기는 등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작업을 대신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로봇이 능숙하지 않은 영역이 많아 완전한 자동화가 이뤄질 시점은 명확히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자동화 증가에도 불구하고 물류창고는 여전히 인간의 최대 고용주다. 미국 연방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물류창고 관련 근로자는 약 180만 명에 이른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으로 이커머스 붐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기업들이 채용을 늘렸던 2022년보다는 9% 줄었지만, 2020년 초 이후 3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아직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작업은 셀 수 없이 많다. 대표적인 작업이 ‘피킹(picking)’이다. 피킹은 여러 물건이 산적된 컨테이너에서 원하는 물건을 집어내는 등의 작업을 말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로봇이 인간만큼 빠르게 피킹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게 공학자들의 현재 목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보유한 가장 최신 로봇팔 ‘스패로우(Sparrow)’도 ‘표적 피킹(targeted picking)’에는 능숙하지 않다. 아마존은 “스패로우는 크기와 무게가 다른 2억 개 이상의 물건을 조작할 수 있지만, 다른 상품들 사이에 묻혀있거나 가려져 있는 물건을 집어내는 표적 피킹에는 아직 익숙하지 못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배치된 로봇이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내놓는 경우도 많다. 글로벌 배송업체 DHL가 운영하는 전 세계 물류창고에는 약 7000대의 로봇이 배치돼있다. 이중 상자를 높이 쌓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주문된 자율주행 지게차는 물류창고에 최종적으로 배치되지 못했다. 로봇의 업무 수행 속도가 너무 느렸던 탓이다.
DHL 글로벌 정보담당책임자(CIO) 샐리 밀러는 “인간의 모습과 유사한 휴머노이드 개발에 자금과 산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지만, 물류업계에서는 저렴하게 주문한 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한계에도 물류창고에는 점점 더 많은 로봇이 자리잡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창고 등에서 75만 대 이상의 로봇을 배치해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물류창고에서 해야 하는 업무 중에는 임금은 적고, 육체적 소모가 큰일도 많다. 대표적인 게 트럭에서 상품을 컨베이어로 옮기는 업무다. 현대차그룹 계열 로보틱스 전문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에서 개발한 로봇팔 ‘스트레치(Strech)’는 해당 작업을 수행하고, 옆으로 떨어진 상품도 주워 다시 컨베이어에 올린다. ‘보완재’로서 로봇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게 목표라고 입을 모은다. 아마존 자회사인 아마존 로보틱스 수석기술자 타이 브래디는 “사소한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은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로봇 발전)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불가능하다는 건 아니다. 다음 개척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물류업계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의 로봇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NY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