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매수 논란’ 게이츠 사퇴로 타격…발 빠르게 새 법무장관 지명

입력 2024-11-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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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검찰 출신 측근 팸 본디 법무장관에 지명
게이츠, 성 매수 논란에 지명 8일 만에 사퇴
트럼프 인선 첫 낙마에 추가 사퇴자 발생 여부 주목

▲맷 게이츠(맨 왼쪽) 전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21일(현지시간) 게이츠 상원의원이 '성매수' 논란으로 법무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하자 트럼프 당선인은 검찰 출신 본디를 법무장관에 지명했다. AFP연합뉴스
▲맷 게이츠(맨 왼쪽) 전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21일(현지시간) 게이츠 상원의원이 '성매수' 논란으로 법무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하자 트럼프 당선인은 검찰 출신 본디를 법무장관에 지명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법무장관에 지명했던 맷 게이츠 전 상원의원이 자진 사퇴하자 곧바로 베테랑 검사 출신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새로 지명했다. 게이츠 전 상원의원이 성 매수 의혹으로 불명예 낙마하면서 속도를 내던 트럼프의 인선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본디에 대해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마약류 밀거래를 단속하고, 펜타닐 남용에 따른 사망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그녀는 강력범죄에 매우 터프하고, 플로리다의 가족들을 위해 거리를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는 팸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그녀는 똑똑하고 강인하며, 법무장관으로서 훌륭한 일을 해낼 미국 최초의 투사다!”라고 했다.

이어 “당파적인 법무부가 오랜 기간 나와 다른 공화당원들을 상대로 한 무기가 돼왔는데, 더 이상은 그러지 못할 것”이라면서 “본디는 범죄와 싸우고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드는 법무부 본연의 목적에 재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인 본디는 트럼프 당선인의 충성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검찰총장이 되기 전엔 폭스뉴스 등 보수성향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과 공동진행을 맡아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1991년 검사로 임용돼 2010년 플로리다주 법무장관 선거에서 당선됐고, 2014년 재선돼 2019년까지 재직했다. 지난 2016년 공화당 플로리다주 경선 직전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하면서 그를 지지한 최고위 선출직 공무원이 됐다.

이후 2019년 11월 트럼프 당선인의 첫 탄핵 재판에서 변호인단으로 활동했으며 트럼프의 정책 의제를 홍보하기 위해 설립된 싱크탱크 ‘미국 우선 정책 연구소’(AFPI)의 법률 부서를 이끌었다. 2020년 대선엔 당시 부통령 후보였던 마이크 펜스가 카멀라 해리스를 상대로 한 토론을 준비할 당시 모의 토론 상대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이번 대선에서는 투표 관련 소송이 제기된 주들의 법률문제를 다뤘다.

이날 본디의 법무장관 지명은 게이츠 전 상원의원 사퇴 직후 이뤄졌다. 이날 게이츠 전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제가 트럼프·밴스 정권 인수팀의 중요한 작업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불필요하게 장기화하는 다툼에 낭비할 시간이 없으므로 법무장관 후보자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전 상원의원은 전날까지 연방 상원의원인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미성년 성 매수 의혹 등 도덕성 시비를 묻는 목소리가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커져, 상원 인준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수전 콜린스, 존 커티스, 리사 머카우스키 등 최소 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게이츠의 법무장관 취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게이츠 사퇴에 대해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콜린스 상원의원은 “게이츠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발 빠른 법무장관 재지명에도 지명 8일 만에 첫 낙마자가 나오면서 ‘속전속결’, ‘논란 인선 강행’이라는 트럼프식 인선 스타일도 타격받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게이츠 지명이 무산된 것은 트럼프가 취임을 준비하는 첫 번째 주요 행보 중 하나에 대한 날카로운 질책이며, 최소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초기 신호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게이츠의 사퇴로 과거 성폭행 의혹으로 자질 시비가 일고 있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를 비롯해 다른 지명자들의 거취 여부도 주목된다. 헤그세스는 일부 언론이 제기한 7년 전 성폭행 사건에 대해 부인해왔지만, 피해 여성의 진술이 담긴 경찰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자질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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