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스마트팜 지원·법 속속…이상기후 극복법은?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입력 2024-1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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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 등 주요국선 스마트팜 활성화 정책 활발
식량 재배 환경 걸맞는 농업 기술·품종 개발 필요
"입법당국 식량안보 관련 제도적 뒷받침 나서야"

▲이철호 고려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왼쪽)과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오른쪽) (사진=이투데이DB)
▲이철호 고려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왼쪽)과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오른쪽) (사진=이투데이DB)

이상기후에 따른 식량 공급 이슈와 물가 급등 등 사회적 부작용이 잇따르면서 식량안보 확립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안정적인 식량 확보와 식량 자급률 제고를 위해 스마트팜 확대와 생산 식량 종자 및 품종 다변화 등 다양한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주요국에서는 스마트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부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3월 발표한 ‘우리나라 스마트팜 산업 활성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식량안보지수는 OECD 32개국 중 29위로 하위권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유진 정책연구실 수석연구원은 "국내 농업구조는 소규모 영세 농가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면서 "기후 영향을 덜 받고 생산성을 높여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팜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이미 미국과 네덜란드,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스마트팜 활성화 정책이 시행 중이다. '농수출 강국' 네덜란드는 농가 중심의 규모화·전문화·첨단화 추진을 통해 농업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일본도 일반 기업의 스마트팜 사업 참여 촉진을 위해 농지법 등 제도를 정비하고 다양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활발한 기업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국내 주요 시설원예농가의 스마트팜 도입률은 아직 1%대(1.48%)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도 국내 스마트팜 업체 대다수가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스타트업이다. 이에 장 연구원은 “국내 스마트팜 산업 활성화 및 스마트팜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식량 위기에 대비하는 우리 정부의 정책이 미흡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공급 이슈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식량안보 확보를 위한 관련 법 제정부터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이철호 고려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는 “정세 불안과 기후 변화가 심해질수록 식량 수출 국가들이 자국 이익을 위해 수출 문턱을 높이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는 식량의 70%를 수입하고 있지만, 식량안보 특별법이 계류되다 결국 폐기되는 등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중장기적인 대책마저 부족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의 대응이 주변국들과 비교해서도 한참 뒤쳐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일본은 올해 6월 식량 위기와 관련해 식량 안보대책 법안을 만들었고 자국 생산 농산물을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영농업법을 강화했다”며 “중국도 식량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식량 보안법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기후 여파로 식량재배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새로운 환경에 맞는 농업기술과 품종 육성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덴마크의 경우 실험실에서 여러가지 기후 조건으로 작물을 재배하며 최적의 재배방식과 품종을 도출해내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한국의 변화하는 기후에 걸맞는 품종별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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