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그의 가족들을 둘러싼 당원 게시판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한 대표는 좀처럼 답변을 피하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해당 논란이 불거진 뒤 2주간 침묵하다가 “불필요한 자중지란”이라며 입을 열었지만, 해명은 없었다. 당 안팎에선 한 대표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 전 입장을 밝힐지 주목하고 있다.
한 대표는 22일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 9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해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가 계속 있다’는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떠났다. 앞서 21일에는“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 대표로서 잘 판단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한 대표의 소극적인 태도가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을 향한 비판이나 비방에 거침없이 말하던 모습과 다르다는 얘기가 다수다. 당내에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의 갈등으로 번지며 경찰 고발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한 대표의 입장 발표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가 이와 관련해 특별히 주변에 한 말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음 주 (경찰 조사) 결과까지는 특별한 얘기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 전 주말 사이 입장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된 가운데, 당원게시판 논란이 대야 공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대표 역시 21일 “이재명 대표 선고가 있고 민생 사안이 중요한 시기에 제가 건건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해서 다른 이슈를 덮거나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당 대표로서의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의 해명이 늦어질수록 친윤계의 해명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명구 의원은 22일 SBS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위법적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는 건 사실관계를 안다는 건데 그냥 투명하게 이야기하면 끝날 문제”라며 “(가족들이 썼다면) 해당 행위가 될 수 있는 말이 있고 (가족들이 쓴 게 아니라면) 명의도용이나 해킹, 매크로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에 나와 “한 대표가 내부 분란을 일으킬 필요 없다 자꾸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지금 당원 게시판 문제를 해결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 분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