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24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금융감독원이 검사를 하고 있고, 검찰도 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엄중한 인식하에 결과를 지켜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엄정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이달 22일 손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손 전 회장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게 350억 원대 부당대출을 내주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손 전 회장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한 이달 18~19일 우리금융 회장실과 은행장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또 22일에는 우리금융 이사회가 다음달 임기 만료를 앞둔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을 불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는 부분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개인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분명히 있다”면서 “ 금융사의 예방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데 두가지 모두 완전하지 못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년부터 책무구조도를 시행하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출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에 누가 책임질지 금융사가 계획을 만들어서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은행권의 가계부채 증가 원인과 관련해선 “가계부채 비율 측면에서는 2~3년간 하향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올해 하반기 들어 부동산시장과 연계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김 위원장은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했고, 은행 관리감독을 강화해 지난달부터는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금융권 가계대출 풍선 효과에 대해 “2금융권에서 영업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마이너스가 오래돼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부분이 있다”며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도록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예금자보호법 한도 1억 원 상향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고금리 제시하는 2금융권으로 머니무브 가능성에 대한 시장불안이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으로 건전성 문제도 있다"면서 "시행시기 부분은 조금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을 국회에 논의해 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여야간 이견이 없어 통과가 유력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예금자보호 한도를 1억 원으로 상향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르면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