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보조금 500억 달러 임기 내 대부분 소진 추진
‘IRA’ 뒤집기 불가능하다고 동맹국들에 강조
최대한 많은 연방판사 임명 위해 의회와 긴밀 협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재집권하기까지 약 2달간의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유산을 지켜내기 위해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내각과 고위 관료들에게 활동을 축소하기보다는 가속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와 외교 정책에서 이룬 성과를 보존하고 ‘트럼프의 뒤집기’를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가능한 많은 것을 이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그는 다른 재임 기간 때처럼 지금도 생산적이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바이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실제 백악관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까지 안보 예산으로 90억 달러(약 13조 원)를 배정했으며, 이 가운데 7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ㆍ군수품 지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17일에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또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이 요원함에 따라 먼저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의 갈등을 중단하는 것을 현실적으로 임기 내 가능한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아모스 호크슈타인 백악관 특사를 레바논과 이스라엘에 급파했다.
반도체에서 청정에너지에 이르기까지 제조업과 인프라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제정한 핵심 법안들이 트럼프 2기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고삐를 조이고 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바이든의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책정된 500억 달러 보조금 중 ‘거의 전부’를 지출할 계획”이라 밝혔다. 러먼도는 최근 신속하게 일을 진행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주말 근무를 지시했고, 기술회사 임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고위급 기후위기 대응 관료들을 동원해 자신의 대표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진행을 트럼프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동맹국들에 강조하기도 했다. 존 포데스타 미국 기후변화특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IRA 보조금이 공화당 지지 주에서 공장을 세우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며 “이에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IRA를 뒤집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밖에도 백악관은 사법부에 최대한 많은 연방 판사를 임명하기 위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바이든은 그간 200명 이상의 연방판사를 임명했다. 그는 연방대법관은 1명밖에 임명하지 못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시절 200명 이상의 연방판사를 지명했으며 대법관은 3명이나 지명해 보수 성향 우위를 확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