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트럼프 주니어, 인선에 막강 영향력
부실 검증 개의치 않고 충성심 척도 판단
딸 이방카ㆍ사위 쿠슈너 중동 정책 집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새 행정부 요직을 지명하는 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에 당선인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트럼프 주니어의 역할과 최근 행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소식통 6명의 발언을 바탕으로 “그가 부처별 최고직책(장관)에 자격을 갖춘 후보자보다 경험이 없어도 충성파를 지명하고 있는 상황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 당선인은 정치적 기반이 약했다. 그만큼, 공화당 출신을 주축으로 내각 인선이 이어졌다.
반면 2기 행정부에서는 아들 트럼프 주니어가 전면에 나섰다. 정권 인수팀에 합류해 아버지의 행정부 부처별 장관 지명을 돕는 한편, 충성파를 골라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아버지의 당선 이후 적극적인 언론 행보를 통해 운신의 폭을 확대하고 있다. 전 국무장관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의 2기 내각 합류가 무산된 배경에도 트럼프 주니어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보도가 이어진 바 있다.
그의 입김이 내각 인선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는 가운데 트럼프 주니어는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거액 기부자와 정치적 동맹자 등을 내각에 추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각 인선에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성폭행 의혹에 휘말린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는 자진 사퇴했다. 보건장관으로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코로나19 백신 무용론을 펼쳐 비난 받았던 바 있다. 국방장관 지명자는 군 출신이 아닌 TV뉴스 진행자다.
결국, 상원을 점령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커졌다. 특히 성폭행 의혹을 받아온 맷 게이츠가 법무장관에 지명됐을 당시가 절정이었다. 상원이 행정부의 견제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 무렵 나왔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정권 인수팀에 구체적인 입장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에도 정치적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주니어의 측근은 로이터의 질의에 대해 “그가 모든 인사 결정에 관여하지 않는다”라며 “정권 전환과정이나 인수팀이 자리한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정규직으로 일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1기 행정부에서 두드러진 행보로 아버지 트럼프를 도왔던 장녀 이방카 트럼프는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중동 정책에서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