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AI 열풍 최대 수혜주는 139년 역사 전선 기업

입력 2024-11-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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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쿠라, AI 인프라 구축 기업에 광케이블 판매
주가 올들어 5배 이상 폭등
MCSI 글로벌 스탠더드 지수에도 편입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17% 상향

▲후지쿠라 주가. 단위 엔. 22일 종가 5749엔. 출처 블룸버그
▲후지쿠라 주가. 단위 엔. 22일 종가 5749엔. 출처 블룸버그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 속에 139년 역사를 지닌 전선 기업이 일본 주식시장 스타로 떠올랐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센터용 광섬유 케이블 등을 제조하는 후지쿠라 주가가 올해 들어 5배 이상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후지쿠라는 25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스탠더드 지수에도 편입한다.

1885년 설립 당시 실크와 면으로 절연된 전선을 만들던 후지쿠라는 수 세기에 걸쳐 자동차 산업과 고속철도 등에 전선을 공급해 왔다.

그러던 중 기술기업들이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쏟아붓기 시작하자 ‘픽 앤 쇼벨(Pick and Shovel)’의 대표 종목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삽과 곡괭이를 뜻하는 픽 앤 쇼벨은 미국에서 골드러시가 일었던 19세기 당시 금을 캐는 사람보다 이들에게 삽이나 곡괭이를 판매하던 사람이 더 안정적인 이익을 얻었다는 데서 파생된 명칭이다. 기업들이 AI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 시작하자 이들에게 광섬유 케이블을 판매하는 후지쿠라 실적이 자연스레 호조를 보인 것이다.

통상 AI에 필요한 데이터센터와 전기 공급, 통신망 건설에 전 세계적으로 최소 1조 달러(약 1398조 원)의 지출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 결과 후지쿠라는 이달 초 현재 회계연도 영업이익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종전보다 17% 상향한 1040억 엔(약 9435억 원)으로 조정했다. 매출 7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이지마 카즈히토 후지쿠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데이터센터 수요는 2022년부터 급증했다”며 “당시에는 이해가 안 됐지만, 올해 그 모든 것이 AI에 관련된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적 기대감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캐파는 2030년까지 연평균 3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필립증권의 사사키 가즈히로 애널리스트는 “이 분야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며 “시스템 규모가 커지고 더 많은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데이터양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는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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